이 논문은 1993년 중국이 석유 순 수입국으로 전환 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된 에너지 안보가 중국해군 전략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것이다. 기존 중국해군에 관한 연구는 대만해협 위기 시 미 해군의 개입을 지연·차단·거부하기 위한 해양거부의 측면, 즉 지나치게 생존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생존보다는 발전을 더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소홀하게 다루었던 국가 발전적 측면, 즉 군사안보 이익을 넘어 경제안보 이익의 측면에서 중국 해군전략을 분석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서 중국해군이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 즉 지속적 경제발전 보장을 위한 에너지 안보 기여하는 측면에서 중국의 해군전략을 분석하고자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초 소말리아 함정 파병, 임피커블(Impeccable)호 사건의 진의에 관한 의문에서 출발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가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할수록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은 증대되었다", "중국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요구는 석유 SLOC의 중요성을 증대시켰다", "석유 SLOC 안보는 중국해군으로 하여금 기존의 해양거부 중심의 해군전략에서 탈피하여 목표는 해양통제 달성을 통한 석유 SLOC 안보, 방법은 원양·대양 SLOC에 대한 다층방어, 수단은 원거리 작전능력 중심 무기체계의 해군전략을 추구하게 했다"를 검정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인도양~남중국해~동중국해의 석유 SLOC에 존재하는 미국, 일본, 인도 해군을 포함하는 제 3국 해군, 해양 영토분쟁, 해적과 해상테러와 같은 위협요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이러한 위협요인들이 중국 해군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제 2장은 연구를 위한 이론적 배경으로서 에너지 안보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고 에너지 안보가 해군전략에 미친 영향을 도출하기 위해 용어 조작화 과정을 거쳐 에너지 안보를 석유 SLOC 안보로 재정의 했다. 또한 석유 SLOC 안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SLOC의 개념과 SLOC 안보의 선결조건인 해양통제의 개념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뿐만 아니라 해군전략의 개념과 중국 해군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목표, 방법, 수단의 구체적 프레임을 도출했다.
제 3장에서는 중국 내에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대두된 이유와 에너지 안보가 중국 해군전략 변화의 원동력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탈 냉전 이후 중국 국가이익 변화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여, 과거에는 대만문제를 중심으로 한 군사안보 이익이 중국해군 현대화의 원동력이었다면 이제는 에너지 안보를 중심으로 한 경제안보 이익이 중국해군 현대화 논리라는 사실을 이끌어 냈다. 나아가 중국 에너지 안보의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중국 에너지 안보의 최대 취약점인 지나치게 편중된 수입원(중동, 아프리카)과 수입수단(인도양~남중국해 ~동중국해 SLOC)을 도출했다.
제 4장에서는 3장에서 밝힌 중국 에너지 안보의 취약점에 존재하는 위협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입되는 석유 운송로인 인도양~남중국해 ~동중국해 SLOC에 존재하는 위협을 제 3국 해군(미국, 일본, 인도), 해양영토 분쟁(남사군도, 서사군도, 조어도), 해적 및 해상 테러로 세분화하여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 해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성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한 가용한 모든 수단 중에서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석유 SLOC을 봉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따라서 중국의 입장에서 중국 석유 SLOC 내 존재하는 미 해군, 즉 미 7함대와 5함대 일부, 동남아 지역 내 전개된 미 해군의 존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일본 역시 세계 2위권의 해군력을 보유한 국가로 최근 동·남중국 해에서는 PSI, 인도양에서는 해적퇴치를 명분으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 역시 "Look East" 정책,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극동함대 사령부 창설,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의 동해 함대 배치계획 등을 통해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 내 강대국으로 서로 경쟁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 전략적 경쟁자로서 국경분쟁 등 다양한 불안요인이 내재된 인도와 중국의 관계를 고려하면 일본과 인도 해군 역시 중국 석유 SLOC의 주요 위협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해양영토 분쟁 역시 중국의 석유 SLOC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왜냐하면 남사군도, 서사군도를 둘러싸고 실제 중국과 인접국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고, 각국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도서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항공기 이·착륙장, 부두, 감시·통신·정찰 시설 등을 건설하여 도서를 둘러싼 긴장 증대 시 군사활동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말라카 해협 부근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해적과 ASG, GAM, JI, LTTE와 같은 테러 단체가 남중국해 지역에서 자행할 수 있는 해상테러 역시 중국 석유 SLOC에 위협적인 요소이다. 제 4장의 분석은 수많은 위협이 존재하는 석유 SLOC 안보에 대한 욕구가 중국 해군전략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에 자연스럽게 도달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제 3장과 4장의 분석을 통해 중국의 국가이익 변화에 따라 에너지 안보가 강조되고, 중국 에너지 안보의 가장 큰 취약점인 석유 SLOC 안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해군은 제 5장에서 설명하는 해군전략을 추구했다는 설명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를 위해 제 5장에서는 석유 SLOC 안보를 위해 중국 해군이 추구한 해군전략을 제 2장에서 제시한 틀인, 목표, 방법, 수단으로 구분하여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석유 SLOC 안보를 위해 중국해군은 기존의 해양거부를 넘어 해양통제를 추구했다. 실제 2003년 이후 중국해군 내에서 해양통제를 강조한 마한의 해양전략이 적극적으로 논의되었다. 방법적 측면은 다층방어를 적용하여 연안에 존재하는 SLOC에 대해서는 수상 전투단을 구성하고, 대양에 존재하는 SLOC에 대해서는 "String of Pearls" 전략을 통해 구축한 해외 군사기지에서 존재하는 항공기와 함정을 이용하거나 항공모함 전단을 구성하여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수단적 측면에서 중국해군은 원거리 작전이 가능한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해군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다. 실제 1990년 중반 이후 건조된 수상함은 대부분 4,000톤 이상, 항속거리 5.000NM 이상이며, 잠수함 역시 핵잠수함 건조, 재래식 잠수함에 AIP를 장착함으로서 장거리 작전을 가능케 했다. 특히, String of Pearls 전략과 항공모함 건조계획으로 향후 중국해군의 작전반경은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해군은 무기체계 뿐만 아니라 실제 원양훈련, 연합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장거리 작전을 위한 능력도 배양하고 있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중국의 에너지 안보, 구체적으로 석유 SLOC 안보가 중국 해군전략을 변화시켰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중국해군 현대화 동인으로서 대만해협 위기의 정당성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해군 현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를 제공해 주고, 향후 중국해군 현대화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