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율곡사업 기간중 중국, 일본, 북한의 군사력 건설과정에 견주어 한국의 지상군 재래식 전력이 안보위협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군사력 현대화가 이루어졌는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본 연구가 율곡사업을 중심으로 선정된 이유는 이것이 건군이래 최초의 한국군 독자적인 전력증강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상군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197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4개국은 모두 지상군을 군구조 개편과 전력증강에 가장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중심군으로 간주해 왔으며, 육군 슬림화가 무기체계의 고성능화를 전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으로 인해 지상군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본 연구는 The Millitary Balance(IISS), SIPRI 연감(SIPRI Year Book), 미국 군비통제 및 군축통제국(ACDA)의 세계 군비지출과 무기이전(World Military Expenditures & Arms Tranfer), 제인 연감(Jane’s Year Book)등의 자료를 종합하여 각 연도별 주요 무기체계에서 상급무기체계 비중이 양의 방향으로 많은 변화를 보인 국가가 해당기간중 국방 현대화를 더 이룬 것으로 평가하기로 하였다. 본 연구의 대중적인 활용도를 보장하기 위하여 비밀자료를 적극 활용하여 연구가 정확성을 높이는 대신에 앞에서 설명한 민간자료를 이용한 추정치를 기초로 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모택동이 사망하고 등소평이 집권한 후 중국군은 본격적인 현대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여 비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은 1988년 영국과 프랑스를 추월하여 세계에서 세 번째 핵 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재래식 무기에서 전략무기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전력을 보유하게 되는 등 현대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의 육성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PLA 지상군은 전차 8,580대와 장갑차 4,500대, 화포 14,500문을 보유하고 있어 수량적으로 매우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형장비의 비중이 높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장비가 광활한 국토에 분산되어 있어 실제 전장에서의 집중도는 외형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지상전력은 군사현대화의 우선순위가 지상군보다는 해군과 공군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지상군의 무기와 장비 개선은 일반적인 예상보다는 완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976년 일본의 「방위대강」의 발표는 일본의 군사력 건설과정에서 한국의 율곡사업만큼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일본은 미키(三木)내각하에 결정된 「방위대강」을 통하여 중장기적인 군사력 정비방향과 방위지침 및 평상시 일본이 군사력 건설에 대한 방향성을 밝혀 투명성을 제고하여 인접국가의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자위대의 성격을 국내치안군으로 한정시키는 근거로 하고 있다. 일본은 해양국가답게 지상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상전력 전반에서 수적열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자위대의 주요 무기체계의 세대별 증감곡선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균일하게 진행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노동당규약에 명시한 한반도 공산화통일을 실현하기위하여 대규모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정책은 1962년 채택한 ‘4대 군사노선’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국가예산의 많은 부분을 국방분야에 할당해 오고 있다. 북한군의 무기체계는 질적우세보다 양적우세를 추구했기 때문에 1960, 70년대의 시점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비하여 파괴력과 기동력, 신뢰성면에서 매우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자기술이 발달하고 첨단기술이 무기체계에 많이 적용될수록 구형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군은 1974년부터 추진된 18년간의 율곡사업의 결과 질과 양 모두에서 많은 성장을 이룩하였다. 대북 전력비도 50%에서 71%로 분명한 개선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군은 비용이 적게 드는 병력집약적 지상군 및 전술무기 위주로 전력을 육성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술집약적 해공군 정보전력과 전략무기는 주한미군에 의존함으로써 대미의존형 군대로 성장한 것이다. 이로인해 일본을 포함하는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서는 억제능력이 불충분한 실정이다.
본 연구를 통하여 동북아 4국의 지상군 전력의 수량과 성능비교를 실시한 결과, 한국의 지상군은 북한에 비하여는 수적으로는 매우 열세하나 질적 우세를 통하여 전면전에 대한 억제력 보유수준의 비교적 대등하거나 약간 열세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연합전력에 대해서는 질적으로 대등하고 수적으로는 절대열세를 보이고 있어 충분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없는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한국은 「율곡사업」 을 통하여 불모지인 방위산업의 토대를 세우고, 우리기술로 군을 무장시켰으며, 수동적 방위에 급급했던 군 편제를 현대전이 가능한 기동군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러한 한국의 군사력 증강은 인접 국가에 비하여 장기간 군사력 증강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어쩌면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는 국가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연구를 통하여 율곡사업이 군비경쟁을 위한 군사력 증강이 아닌 독자적인 방위역량 구축을 위한 독립국가로서 당연한 조치였다고 자신한다.
지금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세력이 전이되고 북한에 새로운 권력세습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대를 맞고 있다. 또한 한국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국방개혁2020’ 추진이라는 국방의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한다. 성공적인 과제 수행을 위하여 과거 18년간의 「율곡사업」 추진경험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자양분이다. 그리고 과거 걸프전쟁, 아프간전쟁에서 보여진 결과처럼 수적우세는 질적열세를 극복할 수 없음을 교훈삼아 과도하게 기술격차를 보이는 구형무기체계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떨쳐내어 현대전에 적합한 합리적 수준의 질과 양의 조합을 갖춰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