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각해져가는 기후변화를 방지하고자 온실가스 감축협약에 대한 국제공조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온실가스 BAU대비 30% 감축을 국제적으로 공표하였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11년부터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가 시행되었고, 2015년부터는 배출권거래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정부에서는 목표관리제 시행이전에 에너지 진단,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 VA(자발적협약), ESP(에너지기술정보협력), EnMS 시범인증 등 온실가스 감축(에너지 저감)제도를 운영하며 산업계를 지원해왔다. 뿐만 아니라, 국내 CDM이라 불리는 KVER(온실가스감축등록사업)을 2005년부터 운영하며 제3자 검증을 받은 감축량을 일정부분 구매해주었으며,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도 시행하여 MRV체계를 구축하였다. 최근에는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차원에서의 목표이행방법으로 그린크레딧 사업도 진행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저감정책에 상당수의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여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 아직 많은 기업들은 정부의 의무적인 규제정책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정부의 온실가스관리정책이 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았으며, 실제 CEO의 의지의 정도가 기업의 감축활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회귀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또한 KVER과 ESP, VA 등의 자료를 토대로 업종 또는 감축수단별 특성을 분석하여 어떤 감축수단 도입이 보편적이고 유용한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공시된 재무제표를 통하여 온실가스 감축실적이 있는 기업이 없는 기업보다 경제적 성과가 더 좋게 나오는지, 지속가능성 성과는 어떠한지 분석해보았다.
먼저, 목표관리제 관리업체 담당자에게 설문을 한 결과, 응답한 110명의 담당자들 중 68.2%가 정부의 온실가스규제정책이 기업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28%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는 규모가 큰 기업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더 많이 나타났다. 이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대응인력과 컨설팅/검증 비용이 소요되고, 감축수단 도입에 투자금액이 부담된다는 이유가 많았고, 목표치 달성을 위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소량배출업종의 경우 감축수단도입에 대한 투자금액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소규모기업의 경우에는 생산량 감소와 컨설팅/검증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 이유는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것이 기업에게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CEO의 의지였고, 그 다음은 정부의 의무규제, 정부 지원, 조직의 에너지절감문화 순으로 나타났고, 담당실무자의 의지는 가장 낮은 요소라고 답했다. 응답기업의 CEO가 온실가스감축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약 48%로 나왔고, 이중 20%는 매우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약 14%로 나타났는데, 이는 국내 CEO의 환경경영 의식이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온실가스 감축을 할수록 기업의 성과가 좋아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 중립, 긍정적 답변이 3:4:3정도로 나타났다. 특히 매우 좋아진다는 응답은 거의 없었다. 응답기업이 참여했던 온실가스 감축사업은 KVER이나 목표관리시범사업, ESCO사업이 많았다. 이때 시행했던 감축수단으로는 고효율설비 교체, 에너지절약캠페인, 에너지재활용, 연료전환 순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CEO의 의지가 실제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선형회귀분석을 통해 알아보았을 때, CEO의 관심이 많을수록 기업의 감축수단의 도입건수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EO가 관심이 많을수록 다양한 감축수단 도입에 지원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축사업건수는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KVER사업에서 많이 활용된 감축수단으로는 열교환기를 통한 고온폐수열회수, 고온 배기가스로부터 폐열을 이용하여 증기 발생, 유류연료를 가스연료로 전환, 폐열보일러 설치로 증기 및 동력 생산 순으로 나타났다. 총 감축량으로 볼 때는 폐열로 스팀터빈 발전기 구동하기 위한 증기생산, 고효율 터빈 교체, 고온 배기가스의 폐열을 이용한 증기 발생, 공정 개선 순으로 많이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감축수단별 평균 감축량은 부생가스를 활용한 자체발전설비 도입, 폐열로 스팀터빈 발전기 구동하기 위한 증기생산, 기타 증기시스템 개선, 고효율 터빈 교체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 감축사업 등록건수를 보면, 석유화학업종이 69건, 발전에너지업종 21건, 정유업종이 17건, 제지목재와 철강업종이 14건으로 많이 나타났다. 업종별 총 감축량 역시 석유화학업종이 가장 많고, 철강, 발전에너지, 정유, 전기전자업종 순으로 감축했다.
ESP, VA 등의 우수저감사례 중 투자대비 절감금액으로 인한 회수기간은 휴일전력사용량 개선, Steam Air Heater Outlet온도 하향 조절, 증기터빈 가동시 대기시간 로직 개선, 가스터빈압축기 주기적 세정, 난방시간 조정 등의 사례가 도입 즉시 회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총 감축량과 절감금액으로 볼 때, 바이오매스 활용, 고온의 배가스를 활용한 폐열회수발전소 설치, 반응탑열회수를 위한 MVR설치 등이 감축효과가 큰 사례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온실가스 감축실적 유무기업간의 경제적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t-검증으로 각 기업의 에너지비용/매출액의 평균을 비교해보았을 때,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에너지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낮게 나왔다. 이것은 온실가스 감축수단을 도입함으로써 에너지가 절약되어 관리비가 적게 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으로 비교해보았을 때, 감축실적이 있는 기업이 없는 기업보다 영업이익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결국 기업의 환경관리개선활동이 간접효과로 경영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한 기업이 하지 않은 기업보다 경제적 성과가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실적 유무 기업간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의 비율을 비교해보았을 때,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기부금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즉, 온실가스 감축기업이 비감축기업보다 적어도 사회기부 측면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상 기업의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 여부를 파악한 결과, 온실가스 감축기업이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기업의 CEO가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더 높고, 조직의 경영시스템도 비감축기업보다 지속가능경영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본 연구의 시사점은 기업 입장에서 온실가스정책 대응과 감축활동을 함에 있어 비록 초기비용이 소요되겠지만, 향후에는 긍정적인 경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기업에 가장 효과적인 감축수단의 우선도입 및 체계적인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온실가스 관리정책의 세부 방향설정에 있어 정부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고자 기업의 적극적인 의견 표명이 필요하며, 정부입장에서는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CEO를 대상으로 온실가스감축의 필요성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도 도출된다.
본 연구에서는 관리업체 담당자 설문에 응답한 총 106업체만으로 분석하였는데, 향후 이보다 더 많은 모집단의 설문조사를 통해 정책의 방향성, 목표설정의 투명성, 검증의 신뢰성 등의 자세한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감축유무기업간의 매출액 대비 에너지비용의 평균을 비교하였는데, 향후 연구에서는 두 집단의 평균뿐만이 아닌, 감축기업의 시계열적인 분석을 통해 감축사업시행 전후의 에너지비용의 절감금액이나 배출권판매이익금 등을 통한 경제적 성과를 분석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감축유무기업간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비교하여 선행연구의 결과를 전제로 하여 경제적 성과를 분석하였다. 향후 환경관리개선활동을 온실가스감축활동으로 한정하여 감축활동으로 귀결되는 기업 CEO의 환경경영 의지, 조직의 에너지절약문화 정착 등이 실제 원가절감 및 이익 증대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실증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이나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여부만을 토대로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하는지에 대해 분석하였는데, 향후 이뿐만이 아닌 기업의 총 사회봉사시간이나 근로자 이직률, 비정규직 비율, 협력회사와의 관계 등 다른 지표를 토대로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인 기업이 지속가능성 성과 역시 긍정적으로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