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람 이야기는 오랫동안 성경 학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성경의 인물로서 발람은 전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통하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언약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상기시켰다. 또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신 구원의 하나님과 약속의 땅에 대한 소망을 더욱 확신케 한다.
발람 이야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기인하여 연구되었다. 발람 기사를 민수기 전체에서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일성의 문제와 발람 사건이 실재 했던 것인지에 대해 문제을 제기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허용하심으로 발락에게 가는 도중 갑작스런 나귀의 발설과 영적 개안은 그 문제를 더욱 극에 달하게 했다. 또한 민수기의 발람 이야기와 "데이르 알라 새김글"(Deir 'Alla Inscription)문서의 내용에 나오는 명칭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의문으로 가득한 발람 이야기는 전승사와 데이르 알라 새김글과의 유사점을 찾는 연구와 전승 편집이라는 연구를 발전시켰다. 고고학과 전승의 도움을 받아 연구하여 데이르 알라 새김글과의 유사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발람 이야기가 말하는 의미를 밝히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진다.
지금까지의 발람의 연구는 발람의 이미지와 통일성 문제 등에 초점되었다. 그러나 발람 이야기는 민수기와 오경의 거시적인 틀 속에서 전략적인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발람 이야기는 그 신학적 의미가 깊고 명확하다.
발람 이야기에는 교차대구구조(inclusion)의 형식으로 엎드림이라는 주제가 나타난다. 나귀와 발람이 여호와의 사자 앞에 엎드리는 주제가 발람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언약을 기억하여 실행하시는 신실한 하나님의 신탁을 가지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발람의 긍정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출애굽 제 1세대는 출애굽 세대로 , 제 2세대는 출광야 세대로 구분해서 민수기와 오경신학 위에서 볼 때 1세대와 2세대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기록된 분량에 따라 말한다면, 구세대가 훨씬 더 많이 불평하고 불순종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가나안 진입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으나, 이 사실 때문에 신세대가 더 영적이며 도덕적이라고 볼 수 없다. 곧 죄악과 불순종의 길로 일관해온 동일한 죄악의 세대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그러므로 발람이야기가 민수기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불순종에서 순종으로의 전환에 근거하여 새로운 세대를 축복하기 위한 일시적인 것보다 이스라엘을 사랑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과 축복을 근본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비록 죄악과 불순종의 길로 일관해온 이스라엘이지만 시종일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언약을 시행하시는 불변의 하나님을 이스라엘로 깨닫게 한다. 이는 오경구속사의 주인공이 노아나 아브라함이나 이스라엘이 아닌, 연약하고 타락한 존재들을 언약 안에서 믿음의 사람들로 만들어 가시는 거룩하시고 신실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속성을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죄악과 불순종의 길에서 심판을 받을 자들이지만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를 통해서 심판을 면하며 영원한 축복을 누릴 하나님의 자녀임을 확인케 한다.
발람 이야기는 광야의 여정이 끝나고 가나안 땅에서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직전 바로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시련들을 상기시키면서, 가나안 땅 앞에 다다른 이스라엘 백성에게 닥친 어려움 또한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줌으로써 이스라엘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깨닫고 온전한 믿음으로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추적 연결 다리를 놓고 있다.
본 논고에서는 민수기 22-24장을 교차대구구조를 통해서 거시 구조를 분석해보니 엎드림의 주제가 그 중심에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결과 발람의 긍정적인 면을 확인했다. 또한 민수기 22-24장의 구조를 세분화하고, 주석했다. 그리하여 자기 백성을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함께 하시며 돌보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 이방의 선지자라도 하나님의 백성을 보호하시기 위해 바꾸시는 유일무이하신 하나님의 속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민수기의 거시구조 속에서 출애굽 여정의 세대와 가나안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출광야 세대를 구분하여 비교하여 민수기 속에서 발람 이야기의 위치와 의의를 파악했다. 마지막으로 본 논고는 민수기에서의 발람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를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