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진행에 따라 국가 간의 문화교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세계는 소프트파워를 기반으로 한 '문화'에 새로운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문화외교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문화외교는 관련된 수행체계의 중복되는 업무 추진으로 정책의 혼선 및 비효율적인 운용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논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근거로 어떻게 업무를 조율해야 하며, 단일 주체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본 연구에서는 가외성과 능률성의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외교 수행체계를 분석하고, 사례국의 문화외교와 그 수행체계의 특성을 평가 및 비교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문화외교 업무 조율의 근거와, 단일 주체의 업무 수행의 타당성을 모색하고 한국의 문화외교정책 수행체계가 진행되어야 할 방향을 예측하고자 한다.
연구를 위해 사례국을 선정하는 데 있어 가외성과 능률성 이론을 바탕으로 두 개 행정이념이 가장 잘 나타나는 독일, 영국, 프랑스, 총 세 개 국가를 최종적으로 선정하여 각국의 문화외교 수행체계를 연구하였다.
각국의 비교를 통해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징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외교에 있어 외교부처가 영향력을 지닌 주무부처로 편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둘째, 수행체계에서 주무부처에 집중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이는 주무부처의 권한이 차상위부처 또는 관련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국가에서 가외성 및 능률성의 측면이 나타났다. 문화외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처가 단일체제가 아니라 다양하다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논의를 통한 업무 조율을 통해 수행주체 간에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띤다.
본 연구의 결과는 분산화된 한국의 문화외교 수행체계는 가외성을 인정하되, 다양한 문화외교 관련 기관들의 활동을 조정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문화외교를 포괄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외교부가 문화외교의 주무부처로서 총괄적인 업무를 담당하되, 문화외교와 관련된 기타 부처 및 기관의 조정 및 조율과 상호보완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문화외교 수행체계에 있어 외교부의 영향력이 아직 미비하고 부처 간의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부처 간의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협의체 신설이 바람직할 수 있다. 새로운 협의 기구가 출범될 경우, 외교부가 운영을 담당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및 농림축산식품부는 의견 및 업무의 조율과 조정에 참여해야 한다.
본 연구는 문화외교 수행체계 조정방안을 도출하는 데 있어 가외성과 효율성 측면에서의 행정적 관점을 제시하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문화외교의 목표 공유 및 상호 협력 하에 업무를 조정하고 조율하기 위한 구체적인 향후 방안 및 문화외교정책과 관련한 각국의 집행예산을 비교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