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미술교육은 많은 개정을 거쳐 왔으며 미술이라는 교과를 통해 바람직한 인간을 형성한다는 전인적인 발달에 대한 목표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술이라는 교과는 다른 국어, 사회 등의 주지교과에 비해 현실적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교과서 위주가 아닌 새로운 미술 교육을 모색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21세기에 새로운 교육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발도르프 교육에 대한 간단한 이론적 배경과 특징을 제시하고 발도르프의 미술 교육을 활용하여 수업안을 계획하고 구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내용은 발도르프 창시자인 슈타이너의 생애와 인지학(人智學, Anthroposophie)에 대하여 소개한 후, 인지학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발도르프 학교의 특징을 제시하였다. 그 중 발도르프의 교육예술(Art of Education) 부분과 발도르프의 미술교육을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우리나라 3-4학년 미술 교육의 내용을 살펴보고, 4학년 미술교과서 단원과 발도르프 미술 교육활동이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4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습식수채' 활동을 이용한 미술 교안을 작성하고 이를 적용한 수업내용 결과를 통해 발도르프 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의 내면을 건드리는 본질적인 교육으로 전인적 교육이 목표인 우리나라와도 맞닿는 부분이 많다. 발도르프에서는 예술적인 활동을 통해 수업을 이끌어가는 교육예술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색에 대한 수업에서도 습식수채를 활용해 색의 본질을 느끼는 미술 교육을 아동에게 제공한다. 현 공교육 교과서에서도 색에 대한 활동이 있으나 색의 특징과 본질까지 들어가는 수업방법은 아니다. 대비, 대조 등 이론적으로 색을 배치하여 설명하는 부분이 많다. 발도르프의 수업은 색을 칠하고 섞어 봄으로써 색의 특성을 느끼도록 하며, 더 나아가 자신의 내면 감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나라 교육에서 추구하는 전인적인 부분까지 가능하게 한다.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므로 현 공교육 미술교과서 단원과 연계하여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다양한 수업이 연구되어 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교사가 아동의 동기와 의욕을 유발하는데 많은 활동을 구성하는 수업방법은 현 교육에 색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교사가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활동을 이끌어가는 교사 주도의 수업으로 보이나 이런 활동들은 아동들의 내면을 자극하여 의욕을 불러일으키는데 목적이 있다. 즉 아동이 하고자 하는 내면의 움직임을 갖도록 하는 것을 교사의 중요한 역할로 여기는 것이다. 다양한 예술적 활동을 통해 내면화를 갖게 된 아동은 수업활동이나 수업 후에도 스스로 학습하고자 하는 자율성과 자발적인 태도를 보였다.
셋째, 제한된 재료를 통해 자유로운 창조성을 신장 시킬 수 있다. 습식수채를 이용하여 색의 본질을 수업할 때 제공되는 색은 노랑, 파랑, 빨강의 세 가지이다. 이는 아동의 표현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제한된 색을 통해 다양한 색이 나타나거나 창조되었을 때 아동은 매우 흥미로워하였다. 아동들의 작품도 개인의 특성이 잘 드러나게 다양한 결과로 나타난 것은 창의성을 강조하는 현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하지만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교사의 역량과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점과 아동의 감각을 중요시 여겨 미술 교구들이 좋은 품질로 구비되어야 한다는 점,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가 인지학적 배경이 있어야 내면을 건드리는 교육예술의 수업이 목적에 맞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