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리나라 노년기 우울변화의 다중궤적을 확인하고, 각 궤적집단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와 함께 빈곤노인과 비빈곤 노인간 우울 변화궤적의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본 연구자료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우울취약집단으로 알려진 빈곤 노인의 우울변화양상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자원보존이론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변화궤적의 특징을 결정짓는 요인을 심리적 자원, 건강자원, 사회관계적 자원, 그리고 경제적 자원으로 범주화하여 영향요인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복지패널 1차년도부터 5차년도(2006-2010) 자료를 활용하여 만 60세 이상 4,181명의 자료를 분석하여 노인 우울의 다중궤적과 궤적집단의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주요 분석방법으로는 잠재성장곡선모형, 잠재성장혼합모형, 그리고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이 사용되었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차 시점인 2006년을 기준으로 분석대상의 일반적 특징은 남성 40.4%, 여성 59.6%이며, 연령대별 분포는 60대 53.4%, 70대 37.5%, 80대 8.7%, 그리고 90대 이상 0.4%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무학 29.4%, 중졸 이하 53.7%, 고졸 11.4%, 그리고 전문대졸 이상이 5.6%를 차지하였다.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는 전체 65.4%였으며, 빈곤가구 비율은 69.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노인우울증상의 단일궤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노인우울양상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감소하는 패턴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우울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와는 상이하지만, 우리나라 노인들의 삶의 만족수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결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노년기 우울과 관련있는 여섯 가지 요인을 통제한 상태에서 노인 우울의 다중 궤적을 분석한 결과, '감소형(10.6%)', '증가후감소형(9.7%)', '증가형(7.9%)', 그리고 '안정형(71.8%)'의 네 가지 유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 노인 우울궤적의 특징으로는 '안정형'에 포함되는 노인비율이 낮고, 해외 연구결과와는 달리 '고수준 우울유지형'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전체적으로 노인 우울수준이 높다는 점 등으로 제시할 수 있다.
넷째, 빈곤노인과 비빈곤 노인을 구분하여 우울 변화궤적을 분석한 결과, 비빈곤 노인의 우울궤적은 감소형(7.8%), 증가후감소형(11.4%), 안정형(80.8%)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 반면, 빈곤노인의 우울궤적은 감소형(11.0%), 증가후감소형(8.6%), 증가형(10.6%), 안정형(69.8%)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즉, 고위험군인 '중가형'은 빈곤노인에서만 유일하게 발견되었으며, '안정형'의 비율도 빈곤노인에 비해 비빈곤 노인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노인우울의 궤적집단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주관적 건강상태, 자아존중감, 가족관계만족, 경제활동기간, 그리고 빈곤기간은 '안정형'과 나머지 세 개의 우울궤적을 구분하는 공통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만성질환, 배우자상실, 그리고 가구소득은 '안정형'과 '증가후감소형'을 구분하는 요인이었으며, 연령과 공적연금수급은 '안정형'과 '증가형'을 구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노년기 우울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한 우울궤적별 개입방안 및 정책적 제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우울궤적별 개입방안으로 우울수준이 낮은 '안정형'은 직접적인 우울개입보다는 취미, 자원봉사, 사회참여활동 등의 간접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감소형'은 우울수준 감소를 위한 건강증진 및 자아존중감 향상과 같은 서비스 제공이 요구된다. '증가후감소형'과 관련해서는 지역사회내 사별 노인에 대한 단기적이면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가족관계증진 프로그램이나 사별노인 자조집단 등과 같은 지원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증가형'은 우울위험군 사례관리를 통해 노인의 심리적 및 환경적 변화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빈곤으로 파생되는 개인, 가족, 그리고 사회환경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예방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노인 우울의 예방과 개입을 위해서 우울예방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질적 개선, 노인건강사업의 대상 및 예산 확대, 사회복지사의 정신건강 전문성 증진, 그리고 증거기반 우울개입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노년기 우울변화의 이질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노인 우울 변화양상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확대하고, 사회복지 영역에서 자원보존이론의 적용가능성을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노년기 우울예방과 치료를 위한 개입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학문적 및 실천적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