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가족 간 소통의 부재는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졌고, 이에 따라 가족 구성원 간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작용과 유대감 형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 속에서 주 5일 근무제와 수업제가 시행됨에 따라 더 많은 여가시간이 가족들에게 주어졌고, 가족 여가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여가시간에 문화 활동을 통한 가족 간의 상호작용은 가족에게 소통의 계기가 되고 가족 공동의 경험과 역사를 쌓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많은 문화 활동 중에서도 특히 박물관은 평생교육기관이자 가족여가의 장소로 기능하고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가족들은 자녀와 함께 교육과 여가활용을 위해 방문한다. 가족들은 전시 관람과 교육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을 하게 되고, 여가시간을 보내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함께 대화하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박물관은 교육적인 유익함과 즐거움 그리고 여가의 장을 제공해줌으로써 가족 구성원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가족참여 환경으로서의 박물관의 긍정적 기능을 인식함으로써 가족 프로그램의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고 가족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 관람객의 특성과 학습방법에 대한 통찰은 배제된 채 프로그램이 한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관련 선행연구들 또한 프로그램 참여 가족 중심의 연구보단 일반 가족 대상의 연구나 국내 및 국외 프로그램 사례소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참여자 중심 연구를 바탕으로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박물관에서 학습하고, 즐거움을 느끼며, 서로 간에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가족 프로그램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족 교육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경험 분석을 통해 학습자 간 상호작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가족 프로그램 참여가 가족에게 주는 교육적 경험과 그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유대감 형성의 계기가 되는 가족여가로서 박물관 방문이 갖는 긍정적 역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출된 시사점을 바탕으로 가족 프로그램의 개선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연구 대상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가족 교육프로그램을 선정하였고 연구의 방법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가족 교육프로그램 참여자 중심으로 설문조사와 면담을 실시하여 연구 결과를 해석해 보았다. 해석결과를 존 포크(John H. Falk)와 린 디어킹(Lynn D. Dierking)이《박물관교육의 기본:2007》에서 제시한 상호작용적 맥락의 학습 모형을 토대로 분석해보았다. 먼저 개인적 맥락으로 본 참여자의 가족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인식,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본 참여자 간의 상호작용,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학습경험을 위한 물리적 맥락으로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분석 결과 학습자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활발히 상호작용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살펴보면, 개인적 측면에서는 기대와 선행 경험의 만족감과 흥미를 갖고 박물관에 방문하였고,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는 부모와 자녀는 학습 공동체로서 역할을 수행하였고 그 교육적 효과는 뛰어났다. 또한 가족여가로서 박물관 방문은 가족 구성원 간의 대화를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가족 공동체성 확립과 가족 관계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다만 물리적 맥락 측면에서는 부모 또한 본인의 여가생활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끔 부모-자녀 각각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또한 가족 프로그램의 대상과 유형의 다양화를 통해 가족 프로그램을 보완해야 할 것이며,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위한 가족 프로그램만을 위한 공간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즉, 가족 방문객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토대로 가족이 박물관을 교육, 즐거움, 여가, 문화의 장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가족 교육프로그램의 의미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가족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