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의미가 전달되는 방식은 다양하다.
명확성이 요구되는 일반적인 목적으로는 직접적인 방식이 정답이지만, 명료함이 싱거운 것으로 취급되고, 미묘함이 세련됨으로 통하는 다른 맥락들도 존재한다. 암시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신자는 의도된 불확실함 속에서 공유의 순간을 기대하고, 수신자는 모호함 속에서 보다 섬세한 의미의 결을 누린다. 목적과 맥락에 최적화된 의미 전달 방식이 요구되는 그래픽 디자인에서 암시는 단순하게 추상화된 도상, 특정한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사진, 디자인사적 참조의 활용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져왔다.
본 연구는 의미의 암시적 전달을 위한 여러 수단들 중에서 구조의 활용에 주목한다. 제목의 '암시적 구조'는 지면에 인쇄되는 글과 이미지 이외에 또 다른 차원에서 내용을 강화하기 위해, 기능이라는 일반적 용도 이외에 지시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구조를 뜻한다.
연구는 기본적으로 그래픽 디자인을 비롯, 건축, 음악, 미술 등에서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2000년대 이후의 그래픽 디자인에서 발견되는 하나의 두드러진 경향으로서 암시적 구조의 디자인사적 배경, 암시적 수단으로서 구조의 가능성과 그것의 독해에 관한 문제, 디자인 방법론으로서의 활용 맥락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