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은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이 가속화되면서부터 인간의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윤리적 디자인이 관심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하였고, 디자인 패러다임 또한 생산과 효율을 중심으로 하는 기능주의 시대에서 사용자의 정신적 만족을 중시하는 감성시대로 바뀌면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윤리적 시대로 변화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윤리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친환경, 로하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반면, 윤리적 패션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가시적 조형성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회적, 윤리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패션의 미적 특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는 윤리적 패션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을 바탕으로 그 특성을 파악하여 현대 패션에 나타난 윤리적 패션 디자인의 미적 특성을 분석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또한 본 연구는 디자인 분야에서 윤리성에 대한 개념이 등장한 이후, 사회적, 윤리적 관점과 관련된 미적특성이 패션에도 드러났음을 보여주며 이에 대한 고찰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패션에 대한 재인식과 윤리적 패션의 이론적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연구의 결과, 윤리적 패션 디자인의 특성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인간과 자연을 함께 고려하는 환경친화성, 둘째, 순환 주기의 장기화에 따른 지속가능성, 셋째, 최소를 지향하는 절제의 가치인 단순성, 다섯째, 사회적 주장인 사회성 및 수공예적 기술을 현대적인 기술과 결합한 토속성이다.
현대 패션에 나타난 윤리적 패션 디자인의 미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자연성은 자연과 인간의 공생 개념으로 나타났다. 절제성은 기능적인 절제와 감정적 절제로 그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표현성은 패션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디자이너나 기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다목적성은 여러 가지 목적이나 용도에 따라 의복이 다양한 기능으로 변형되는 것을 말한다. 지역성은 지역토착성과 현대성이 혼합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윤리적 디자인과 윤리적 패션 디자인을 비교해 보면, 윤리적 디자인은 자연환경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공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윤리적 패션 디자인은 인간이 직접 착용하기 때문에 프로세스와 방법적인 측면에서 자연 그대로를 닮으려는 속성보다는 인간의 일상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인간을 중심으로 한 자연과의 모색이 그 특징이다. 절제성면에 있어 이 두 가지 디자인은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물질을 절제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윤리적 패션 디자인이 제품을 완전히 재구성하여 변형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점에서는 차이를 나타낸다. 사회적 표현성면에서 윤리적 패션 디자인은 윤리적 디자인보다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패션쇼나 옷 프린트로 디자이너의 사회적 주장을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다목적성은 제품에 첨단 기술이 결합되어 나타났고, 지역성은 윤리적 디자인과 패션 디자인 모두 지역 토속성과 현대적인 감성이 혼합되어 있는 방식으로 표출되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윤리적 패션 디자인을 단순히 조형적인 특성으로 구분하지 않고 사회적·윤리적 관점의 미적고찰을 통해 선행연구에서 간과된 새로운 패션의 시각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