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이 경제발전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을 벗어나 사회발전 중심의 인간개발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면서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문화를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문화의 중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문화 영역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문화 ODA'라는 용어는 개념적으로 문화침략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ODA는 국가 간 쌍방적인 교류가 아닌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일방적으로 작용하는 교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 ODA 사업 연구에 앞서, '문화 ODA'의 개념을 이론적으로 정립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본 논문에서는 '문화 ODA'의 개념을 중심으로 이론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째로, 우리나라 문화 ODA 현황을 분석하여 기존 문화 ODA 사업에서 나타나는 '문화'의 성격과 한계점을 살펴보았다. 둘째로, 세계화로 인한 문화의 개념 확장과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개발담론에서 문화의 기능을 살펴보았다. '문화'는 개념적 특성상 관점과 맥락에 따라 정의와 속성이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개발담론에서 원칙적으로 강조되는 문화와 ODA의 대상이 되는 문화는 그 개념적 범주가 다름을 지적했다. 전자는 집단이 공유하는 의미·가치·규범 등을 포함하는 '생활양식 및 상징체계로서의 문화'라는 광의적 정의이며, 후자는 문화유산, 예술 활동 등 인간의 지적 산물을 지칭하는 '예술 및 정신적 산물로서의 문화'라는 협의적인 정의이다. 마지막으로, '문화'를 'ODA'로 연결할 때 적용시킬 준거기틀로 Amartya Sen의 '역량 이론'을 차용하여 문화 ODA의 개념을 재정의하였다. 이에 따르면, 문화 ODA는 수원국과 수원국 주민의 문화적 역량 향상을 위해 수원국의 문화적 기능 개발을 지원하는 협력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