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국내 과수 재배의 주요 과종 및 품종인 'Fuji' 사과와 'Campbell Early' 포도를 대상으로 생육기부터 휴면 타파 이후까지 시기를 세분화하여 발아 특성 관찰을 통해 눈의 휴면 심도 및 내재 휴면 타파와 저온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고, 눈 발달을 관찰하여 발아와 휴면과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자 하였다. 또한, 휴면기 전후의 주요 대사 물질의 변화를 추적하여 휴면 개시 및 완료 시기와의 관계를 구명함으로써 직면한 기후 변화에 따른 변화들을 예상하고 대처하는 데 요구되는 기초 자료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Fuji' 사과나무의 내재 휴면 기간은 발아 소요 일수 및 발아율 조사를 통해 만개 후 165일부터 255일 사이 즉, 10월 말부터 이듬해 1월 초까지 약 60일 정도 지속됨을 알 수 있었으며, 최초 발아까지 20일 이내, 최종 발아율 60% 이상을 기준으로 외재 휴면에서 내재 휴면으로, 다시 내재 휴면에서 환경 휴면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도출된 내재 휴면기 동안 요구되는 저온을 산출한 결과, 내재 휴면 타파기인 만개 후 255일까지 축적된 저온은 CH 모델의 경우 666h, Utah 모델은 517CU으로 조사되었다.
휴면기 및 휴면 타파기 동안 눈의 내부적인 변화를 관찰한 결과, 7월 중순경부터 꽃눈분화가 시작되었으며, 9월에는 중심화의 화원기의 구분이 가능하였다. 이후 꽃눈의 발달은 휴면 기간 동안에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이듬해 2월에는 각 기관들의 발육 단계가 좀 더 진전되어 있음이 관찰되었다. 또한 'Fuji' 사과의 눈은 휴면 기간 동안 대부분 건전하게 생존해 있었지만 일부에서 화원기의 괴사 현상이 발견되었고, 이는 저온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이기보다는 얼음 결정 형성으로 인해 일부 조직의 세포가 피해를 입고, 이로부터 괴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관찰하였다.
꽃눈은 과대지의 액아와 단과지의 정아에서 모두 형성되었으나, 단과지의 정아에서 더 많은 꽃눈이 분화되고 있었으며, 이는 눈의 크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앱시스산의 함량은 눈에서 가장 높았으며, 가지에서는 눈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앱시스산이 검출되었다. 특히, 내재 휴면의 개시와 더불어 축적되기 시작하여 내재 휴면 기간 동안 일정 수준(21.68±1.71μg·g-1 DW)의 함량이 유지되었으며, 내재 휴면 타파와 함께 감소하였다.
'Fuji' 사과에서 PUT, SPD, SPM의 3종류의 폴리아민이 발견되었다. 그 중 PUT와 SPD은 시기에 따른 일정한 변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두 물질 간의 구성비 자체는 생육 또는 휴면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SPM은 생육시기별 변화가 적고, 함량이 극히 적어 내재 휴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
가용성 당은 모든 기관에서 만개 후 165일을 기점으로 축적 양상이 전환되어 함량이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특히 장미과 식물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솔비톨과 자당, 포도당의 축적이 두드러졌다. 또한 모든 기관에서 전분의 함량은 만개 후 150일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1년생과 2년생 가지는 만개 후 180일, 눈에서는 210일 가장 높은 함량을 보인 후 다시 감소하였다.
'Campbell Early' 포도나무의 내재 휴면은 만개 후 165일 타파되어 10월과 11월 약 2달간 지속되었으며, 이 시기의 CU은 CH 모델 적용 시 321h, Utah 모델 적용 시 442CU으로 조사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관찰된 액아는 1개의 주아와 1개 이상의 부아를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포도 액아의 형태를 보였다. 10월까지 뚜렷한 형태학적 변화를 보인 이후 내재 휴면 기간 동안은 큰 변화가 없었고, 모든 시기에서 부아에 비해 주아의 발달단계가 더 앞서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10월과 11월에 관찰된 주아는 각각 85.4와 91.7%의 높은 생존율을 보였으나 이후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하여 이듬해 2월에는 40%만이 살아 있는 반면, 부아의 생존율은 시기적인 차이 없이 9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였다. 이와 더불어 꽃눈 분화율 또한 2월에는 부아 대비 주아의 비율이 1:1.54로 나타나 내재 휴면 타파 이후의 꽃눈 형성은 부아에서 더 충실하였다. 또한 액아의 생존율 및 꽃눈 분화율과의 각 조사 항목간 상관 분석에서는 주아에서만 상관 관계가 인정되어 주아의 생존율 자체는 시기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나타내었다.
앱시스산 함량은 만개 후 105일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눈에서는 135일 (19.35±0.35μg·g-1 DW), 가지에서는 150일 가장 높은 함량 (23.87±0.05㎍·g-1 DW)을 보인 후 다시 감소하였다. 이를 수삽을 통한 발아실험 결과를 토대로 재해석하여 앱시스산은 내재휴면의 개시 직전부터 서서히 축적되기 시작하여 내재 휴면 기간 동안 높게 유지되다가 다시 내재휴면이 타파되기 직전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각 가용성 당의 함량은 눈과 1년생 가지에서 각각 다른 변화를 보여 생육 초반 눈을 대표하는 당은 포도당이었으나 만개 후 60일 후부터는 자당의 축적이 두드러지게 많아졌고, 1년생 가지에서는 생육기나 휴면기에 관계 없이 자당의 함량이 가장 많았다. 또한 회귀분석을 통해 1년생 가지에 비해 눈에서의 시기별 총 가용성 당의 함량 변화가 더 큰 것을 발견하였으며, 눈에서 만개 후 120일과 165일 사이에 큰 변화 없이 일정 수준 유지되는 총 가용성 당 함량은 수삽 실험에서 얻은 결과와 함께 'Campbell Early' 포도나무의 내재 휴면 기간을 설명할 수 있는 지표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구성비 변화에 따라 과당은 휴면의 유도 및 타파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포도당과 자당의 함량 및 구성비가 휴면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Campbell Early' 포도나무의 눈에서 전분의 함량은 만개 후 60일부터 축적되기 시작하여 다시 105일에 급격히 감소, 그 후 또다시 증감을 반복하는 등 일정하지 않은 변화 양상을 보였다. 1년생 가지에서는 만개 후 45일 이후 축적되기 시작하여 만개 후 105일 최고 함량을 보인 뒤 감소하였으며, 회귀 분석 결과에서 R2=0.699*의 높은 적합도를 얻어 1년생 가지에서의 전분 변화는 시기별 일정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어 1년생 가지의 전분 함량을 조사하여 내재 휴면기와 휴면 타파 시기를 파악하는 것이 일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