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는 1인당 GDP 2만달러 시대를 돌파하면서, 그간의 양적인 발전과 팽창에서, 보다 균형 있고 내실 있는 질적인 삶의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건축시장의 패러다임 역시 단순히 양적 팽창의 '개발하는 도시'에서 적은 비용으로도 꾸준한 사후관리의 개념을 담은 '고쳐 쓰고 관리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데, 잠재경쟁률의 저하와 주요도시의 지가상승 등의 문제와 결부되면서 향후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전망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노후를 억제하거나 그 기능을 향상시켜 건축물의 물리적 수명을 연장하려는 목적으로 대수선 및 일부 증축하는 일련의 행위 모두를 지칭한다. 리모델링은 기존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전개되는 건설 활동이므로, 신축활동과는 여러 측면에서 다른 특징을 보인다. 분명한 것은 리모델링이 추구하는 목표는 이미 존재하는 건축물의 기능 유지 또는 향상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축물의 생애주기에서 신축단계는 짧은 기간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기간은 유지·보수·관리단계에 해당한다. 리모델링은 바로 이 유지·보수·관리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건설관련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미 포화상태의 도심지로써, 국지적인 소규모 팽창 외에는 더 이상의 발전이 용이치 않은 곳이다. 연차가 지날수록 증가하는 노후 건축물은 미관상으로나 안전상으로나 크나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15년 이상 경과된 건축물을 기존의 방식대로 재개발 및 신축 하는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노후 건축물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다. 서울시 역시 기성 시가지의 옛 정취, 스토리를 보전한 채 노후시가지를 정비하기 위한 방편으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적합한 구역 다수를 선정하였다. 이러한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은 점점 잊혀져가는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보전하면서도 적은 비용으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 이 구역의 가장 큰 매력요소는 구역 내에서 리모델링을 할 경우 건축심의를 거쳐 건축법 적용 완화를 받아 최대 기존 연면적 합계의 30%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증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법적으로 신축 할 경우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더 넓은 공간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직 리모델링이 활성화 단계로 나아가기까지는 효율성에 대한 막연한 의구심을 품는 사회적 인식부터 실질적인 법적 규제사항, 재정적 문제까지 많은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본 연구는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관련한 제도들을 전면 검토하였으며, 여기서 파생한 근본적 문제들을 되짚어 보았다. 특히 지역마다 분명 다른 연원과 맥락, 특성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같은 기준을 적용 받는 현재의 인센티브 운용방침으로는 활성화 단계까지 결코 다가설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따라서 각 구역마다의 특성과 현황의 성격을 패턴화 하여 그에 맞는 유형을 도출했으며, 그 유형에 맞는 인센티브 운영계획안을 수립하여 구역마다의 특성에 부합하는 운용방안을 계획하였다. 마침 서울시 중구는 낙후된 구도심에 스스로의 재활능력을 키워 자생적 지속가능성을 높인 후, 그 지역만의 잠재성을 재발견하는 식의 정비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역사적 장소성에 착안하여 경쟁력 있는 중구의 명소들을 중심으로 지역산업을 중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 현재 서울시 중구는 각종 교통의 중심지이자 명동, 신당동 등 주요 관광 인프라를 두루 갖추고 있다. 본 연구는 이를 기반으로 한 '명소화 사업'과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을 연계하여 사용 주체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고쳐 쓰는 내 마을', 정부 및 지자체는 이를 위한 기반 조성에 기초자료 및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리모델링 활성화 단계를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에 본 연구가 의도하는 바가 고스란히 전해지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