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에서는 제품 사용에 따른 신체적 익숙함이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중요성을 언급한 경우는 많았으나 이론적으로 엄격한 실험을 통해 이 효과와 그 경계조건에 대해 밝힌 바는 거의 전무하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은 선호 형성이 인지적 과정 없이 신체적 경험을 통해 가능하다는 신체적 표상 (somatic representation)과 쉽게 수행한 행동은 고려하고 있는 제품에 호의적인 감정을 전달한다는 동력 수월감 (motor fluency)을 통해 이론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동력 수월감이 실제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러한 개념이 언제 영향을 미치는지 경계조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실험 1에서는 통제집단과 학습집단으로 나누어 TV 리모컨 제품에 대한 사용 경험 여부에 따라 동력 수월감이 좋은 제품과 나쁜 제품으로 주어진 선택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TV 시청 전후로 사전 선택과 사후 선택을 실시한 결과 학습집단에서 최초 디자인이 우수한 대안을 다수 선택하였으나 사용 후 선택에서는 동력 수월감이 우수한 대안으로 선택을 변경하였다. 또한 집단 내 설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실험목적에 대한 예상 (demand artifact)으로 인해 선택이 변경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사후선택만 실시한 추가 실험에서도 학습집단은 다수가 동력 수월감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였다. 실험 2에서는 평가 모드 (evaluation mode)와 관련하여 동력 수월감의 효과는 제품을 오래 사용함으로 인한 익숙함이 생기기 때문에 생기는 효과가 아니라 다른 제품과의 비교과정을 통해 강력해지는 효과임을 밝혔다. 분리평가 모드의 실험 참가자는 사전 선택에서 고른 제품만으로 TV 시청을 하도록 했으며, 공동평가 모드의 실험 참가자는 사전 선택과 관련 없이 두 개의 리모컨을 모두 사용하면서 TV 시청을 하도록 했다. 이 경우 동력 수월감의 효과는 공동평가 모드에서만 나타났다. 실험 3에서는 분리 평가 상황에서도 범위 정보가 제공되는 경우에는 동력 수월감의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범위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실험 참가자는 사전 선택에서 고른 제품만으로 TV 시청을 하도록 했으며, 범위 정보가 제공된 실험 참가자는 TV 시청 전 사전조사에서 동력 수월감 속성에서 가장 높은 평가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두 제품을 사용해 보도록 하였다. 범위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집단은 사전과 사후 선택 간 동력 수월감이 높은 제품의 선택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범위 정보가 제공된 집단은 동력 수월감이 높은 제품의 선택이 사전에 비해 사후에 월등히 증가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신체적 표상 과정을 통한 동력 수월감이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새로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동력 수월감의 체험 여부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 역전 및 중요 속성, 선호 속성의 역전이 강력하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효과는 공동평가 모드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제품 구매 시 심미적, 기능적 등의 탐색적 속성을 주로 관심 있게 고려하도록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집중되었다고 한다면, 본 연구결과를 통해 소비자들의 제품의 체험적 속성의 비교 경험 여부는 기업이 새로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임을 제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