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본래 젊은 계층의 특징 있는 문화지역을 대표하던 홍대 앞 지역이 대기업의 자본 유입 이후 이전의 정체성이 상실되고 점차 대중적인 공간으로 변모함에 따라, 여러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홍대 앞은 대학가와 일반주거지역이 혼합된 지역으로서, 가속화되고 있는 홍대 앞 상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주체를 파악하고, 각 주체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바탕으로 갈등의 구조를 분석하는 것에 본 연구의 목적이 있다.
연구 수행을 위한 방법으로 문헌연구, 내용분석, 심층인터뷰를 병행하였다. 우선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5년간의 신문기사 내용분석을 통해 홍대 앞 상업화 과정에서 총 7개의 갈등주체가 추출되었다. 각 주체들은 갈등의 특성상 서로 연계되어 있으며, 하나의 갈등 주제에 연계된 주체는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5개의 이해관계자 혹은 이해관계자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장 많은 갈등 주제는 임대료 상승에 관한 갈등이었으며, 그에 따라 파생되어진 소상인들의 고통과 문화예술인들의 홍대 앞 이탈현상으로 인한 갈등들이 주를 이루었다.
신문기사 내용분석에서 추출된 갈등주체들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홍대 앞 갈등구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홍대 앞 소상인과 지역주민은 임대료 및 상권에 대한 갈등을, 문화예술인, 방문객, 학생은 홍대 앞 문화에 대한 갈등을 지니고 있다. 둘째, 갈등주체들은 홍대 앞 상권변화의 기점을 단순 대기업의 진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공항철도의 개통, 중국인 관광객의 대거 유입, 상가 강제철거 등으로 세분화하여 인식하고 있었다. 셋째, 각 주체는 서로 상이한 갈등을 겪고 있으며, 특히 홍익대학교 학생이 갈등주체 중 가장 다양한 양상의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넷째, 각 주체가 인식하고 있는 갈등의 이해관계자는 서로 상응구조가 아닌, 일방향적 구조가 주를 이룬다. 다섯째, 갈등 해소를 위하여 소상인과 지역주민은 대체로 시위, 항의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문화예술인과 학생은 이주, 민원제기 등 현실에 순응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섯째, 갈등주체들은 갈등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였으나, 행정적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갈등이 종료된 이후에도 대부분의 갈등주체가 홍대 앞 방문 또는 거주, 활동 등을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홍대 앞이라는 공간이 지닌 장소적 특수성은 현재 전개되고 있는 갈등과 관계없이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