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과 제품전략의 전략적 적합성 관점 (strategic fit perspective) 및 CSR 점수의 측정오류 문제를 중심으로, CSR과 기업의 재무성과(corporate financial performance: CFP) 의 관계에 대한 기존연구를 확장하고자 한다. 지난 40여년간에 걸쳐 CSR 활동과 CFP의 관계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혼재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몇몇 연구(e.g. Orlitzky et al., 2003; Barnett, 2007)에서 혼재된 결과를 해결하려면 누락된 상황변수와 측정오류를 고려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CSR 활동과 CFP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서 이런 해결책을 고려한 실증연구가 많지 않은 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상황변수인 제품전략이 CSR 활동과 CFP의 관계를 조절하는지를 실증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조절효과를 분석하기에 앞서, CSR 활동이 CFP와 양(+)의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CSR 지수와 관련된 잠재적인 측정오류 문제가 CSR과 CFP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조정되지 않은 원래의 CSR 점수와 원래의 CSR 점수에서 영업실적 지표가 배제된 조정된 CSR 점수를 같이 사용하여 비교 분석한다. 왜냐하면, 원래의 CSR 점수에는 영업실적 측정치가 포함되어 있어, 이를 이용할 경우 영업실적과 CFP간에 높은 상관관계로 인해 CSR과 CFP간에 긍정적 편의 (positive bias)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래 CSR과 조정된 CSR점수을 이용한 비교분석은 측정오류의 문제와 제품전략의 조절효과 규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표본은 2005-2010년도 한국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조기업 659 기업-연도 측정치로 구성된다. 연구결과, 조정된 CSR 점수를 이용한 경우, CSR 활동과 CFP의 관계는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조정되지 않은 원래의 CSR 점수를 이용한 경우, 유의한 또는 유의하지 않은 양(+)의 혼재된 관계가 나타났다. 하지만, 원래 CSR점수와 조정된 CSR점수를 이용한 두 경우에, 제품전략이 CSR 활동과 CFP의 관계를 조절한다는 주장은 일관되게 지지되었다. 이는 CSR 점수의 측정오류가 CSR 활동과 CFP의 관계를 왜곡시킬 수 있으며, 제품전략이 CSR-CFP간의 관계에 중요한 조절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의 주요 공헌 점은 첫째, CSR-CFP 관계에서 제품전략이 중요한 조절변수가 될 수 있고, 둘째, 원래의 CSR 점수에 포함된 잠재적 측정오류가 CSR-CFP 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실증결과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혼재된 결과를 해석하는 데 유용한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본 연구는 차별화와 원가우위 제품전략 등 다른 제품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CSR 활동의 최적수준을 결정할 때 CSR 활동과 제품전략의 적합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주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