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 동안 금융부문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따른 규제완화와 금융공학의 발전에 의한 각종 파생금융상품의 출현으로 양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더욱이 금융시장의 규제완화로 국내 및 국제 자본거래가 활발해지고 국제금융시장의 통합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동일한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인한 실물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는 다른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날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관계는 어떤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가? 본 논문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화 현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우선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을 개념적으로 구분하였다. 과거 선행연구에서는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을 개념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측정 변수들 또한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자유화가 금융시장에서의 법적·제도적 변화를 의미하는 반면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은 국내금융시장과 국제금융시장이 실질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적·제도적 변화는 매년 발생하지 않으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급격하게 변화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장의 자유화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경우 해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 주로 2차 자료를 사용하여 측정하는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은 일정 기간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장기적 관계를 비롯하여 단기적인 시사점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7개 국가를 대상으로 1995년부터 2012년까지 18년 동안의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은 경제성장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변수 사이의 비선형관계를 검증한 결과 부분적이지만 역 U자형 관계가 유의하게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이 일정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수준을 넘어가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자유화는 오히려 경제성장과 음(-)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과 실물경제의 변동성 간의 비선형 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부분적으로 역U자형 관계가 유의하게 도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이 일정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실물경제의 변동성이 증가하지만 일정수준을 넘어서면 실물경제의 변동성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분석 결과 및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시장의 자유화는 정책 당국이 금융시장의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려는 목표와는 달리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장과 유의한 음(-)의 관계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의 거래 활성화를 통해 국가 간 금융시장의 통합이 진전되는 것은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장기적으로 시장참가자들의 활발한 자본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되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물경제의 변동성 증가현상 및 기타 부정적인 영향들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