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樹記』는 19세기 한문장편소설로 小楠 沈能淑(1782~1840)의 작품이다. 그가 태인 현감을 역임하고 말년인 1835년 ~ 1840년 사이에 창작하고 남윤원이 1883년에 한글로 번역한 작품이다. 남윤원이 국문본 옥수기 발문에서 밝혔듯이 『玉樹記』의 중심내용은 남녀의 결연담으로 기존의 연구도 남녀의 결연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玉樹記』에는 가유진 형제의 결연 과정의 반복 외에도 서루에서의 놀이와 모의전쟁 놀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작품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주인공들이 놀이와 유희를 즐기는 모습이 어떻게 형상화 되었고 그 특징과 의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고는 이 논의를 단초로 『玉樹記』가 19세기의 소설사의 새로운 국면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하여 이전 소설과 다른 특징을 찾고자하였다. 그 결과 전대 소설의 전통이나 기존 사대부의 의식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을 밝히기 위하여 "웃음"과 "유희"에 주목하였다.
『玉樹記』에서 웃음과 유희가 전면에 드러난 장면은 서루 놀이와 모의전쟁 놀이기 때문에 이 두 놀이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장편소설의 특성으로 각 回가 어느 정도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두 장면을 뽑아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서루 놀이와 모의전쟁 놀이에 나타난 유흥 양상은 시문, 대화, 겨루기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유흥 양상 속에 드러난 서술적 특징은 서사의 지연, 농담을 통한 웃음, 등장인물을 희화화하는 방법으로 그려졌다.
『玉樹記』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동일한 모티브를 여타 소설과의 비교를 통해 서술하였다. 『玉樹記』를 비교하기 위한 소설로 金萬重의 『九雲夢』과 南永魯의 『玉樓夢』을 선정하였다. 『玉樹記』에서 드러나는 속임수 모티브는 『九雲夢』에서도 볼 수 있는 요소이며 구운몽 보다 서사가 강화되고 웃음이 확대된 특징이 있었다. 또 다른 모티브로 서로 겨루는 양상은 남영로의 『玉樓夢』과 비교하였을 때 겨루기에 대한 지식이 드러난 것을 알 수 있었다.
『玉樹記』는 놀이와 유흥으로 작품을 이끌면서 이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유쾌하고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이것은 작가의 생활과 의식으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沈能淑은 그의 산문집인 『後吾知可』에서 소품적 글쓰기를 하였다. 『玉樹記』가 이전 소설보다 유흥을 드러내는 것이 강화되었고, 沈能淑도 개인의 욕망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산문 작품에 남겼기 때문에 『玉樹記』에 소품적인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였을 때 『玉樹記』는 전대 소설의 관습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놀이와 유흥을 택하고 있으며 놀이를 즐기는 과정에서 이전 소설과 달리 유희적 성격이 강화되고 그 결과 기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인물의 유형이 아닌 새로운 유형이 창조된 것이 의의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