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미 연합연습의 강도 변화를 약소국의 위협인식, 남북한 국력격차, 남북관계, 북한 동맹의 반발의 4가지 변수를 중심으로 고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본 논문에서 제기하는 핵심질문은 "왜 냉전기 연합연습은 최고 규모와 수준으로 강화되었던 반면, 탈냉전기 연합연습은 북한의 비대칭 위협·도발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강화되지 못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본 논문은 1953년 6·25전쟁 종료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한미 연합연습을 핵심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본 논문은 연합연습의 강도 변화 원인을 약소국의 위협인식, 남북한 국력격차, 남북관계, 북한 동맹의 반발의 4가지 측면으로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4가지 변수는 연합연습의 강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변수의 검토결과 위협인식에 따라 연합연습이 필요하다면, 연합연습의 강도는 증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연합연습이 다른 요소들의 작용으로 안보 상황 개선에 방해가 된다면 연합연습은 약화되게 될 것이다.
한미 연합연습에서도 보면, 한국은 냉전기 동맹의 도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연합연습이 강화되었지만, 탈냉전기 한국의 안보 상황이 나아지고 남북관계가 개선되자 연합연습은 약화되었다. 결과 위주로 보면 냉전기에는 주로 위협인식에 따라 연합연습이 강화되었지만 탈냉전기에는 위협 이외의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연합연습이 약화되었다. 비록 2000년대 이후 북한 비대칭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연합연습이 복원되었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탈냉전기 이후 연합연습은 냉전기만큼 강해지지는 못했으며 과거와는 달리 일정하게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합연습의 강도 변화에 관한 본 논문의 핵심주장은 다음과 같다. 냉전기와 탈냉전기 연합연습의 강도 변화에 차이가 발생한 원인은 위협인식 이외에 다른 요소들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냉전기 한국의 안보상황은 연합연습을 필요로 했다. 당시 한국의 국력은 약했고 적대국인 북한과의 교류·협력이 없었기 때문에 연합연습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생존수단이었다. 더구나 적·아 구분이 확실한 양극체제에서 한국은 중국·러시아의 반발보다는 동맹지원을 보장하는 긴밀한 연합연습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탈냉전기 한국의 안보상황은 연합연습으로 인한 위험을 오히려 우려하게 되었다. 한국은 국력이 이전과는 달리 강해졌으며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협력도 증가하여 군사적 방책보다는 자주평화통일정책을 선호하게 되었다. 더구나 적의 동맹인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등 적·아 구분이 불명확한 탈냉전기 상황에서 한국은 연합연습에 대한 지역 강대국인 중국의 반발에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탈냉전기 연합연습은 이러한 우려요인들에 의해 약화되거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결론적으로 탈냉전기 이후의 연합연습은 여러 요인들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WMD 위협이나 비대칭 도발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 재래식 군사력 면에서 한국이 우월한 상황에서 북한의 WMD 위협이 증가하게 되자 한미 연합연습은 "강화냐? 약화냐?"의 딜레마적 상황에 처해 있다. 만약 한미 연합연습을 강화한다면 한국의 대북정책이 타격을 입을 수 있고, 개성공단 등 협력이 파국을 맞을 수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원치 않게 연루될 수 있다. 따라서 탈냉전기 이후의 연합연습의 시행은 상황과 여건에 따라 신중하게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여러 제약이 존재하는 상황에서의 연합연습 시행을 조명할 수 있다. 한국의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연합연습의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훈련의 양적인 규모보다는 질적인 수준을 주로 변화시키되 표적인 북한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중국의 반응을 주시해야 한다. 상대에게 인적·물적 소모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방안 또한 유용할 수 있다. 그리고 향후 협상에 따라 연합연습이 군비통제 대상이 될 경우를 대비해 동맹결속과 연합작전 능력 유지를 위한 방안을 지금부터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