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달은 전 세계를 스마트폰 하나로 만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의 시대를 만들었고 사회와 생활양식 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치 빠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소통과 통섭을 넘어 융복합의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이 융복합 개념은 사회, 문화, 정치는 물론 예술의 경계를 아우르는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융복합은 융합과 복합의 합성어로,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요소들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을 말하며, 융복합과 인접한 컨버전스(convergence), 크로스오버(crossover), 퓨전(fusion),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등 다양한 개념들을 통칭할 수 있다.
현대 도자도 다양한 변화와 흐름을 함께 하며 여러 가지 창구를 통해 시대와 소통하며, 고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 속에 있다. 내부적으로 한국 현대도자 문화의 현황은 공예분야의 대규모 국제 비엔날레 행사들이 개최되고, 전국에 도자전문 박물관들이 건립되며 도자 전시 개최수가 활발히 증가하는 등 외형적 발전을 이룬 듯하다. 하지만 도자 자체의 미학과 담론이 부족하고, 도자 문화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생활 또는 예술 속에 뚜렷이 자리 잡지 못해 정체된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한계 상황을 극복하고, 시대 변화에 따른 정체성 규명을 위한 다양한 극복방안으로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활기 부여와 시너지 창출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도자 전시의 경향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본 논문은 현대 도자 전시 중에서도 공공성에 바탕을 둔, 규모와 내용면으로 세계 도자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한국도자재단이 운영하는 도자 전문 공립 박물관ㆍ미술관의 전시, 관련 전문가 평론 및 의견을 대상으로 현대에 대두되고 있는 융복합의 특성이 도자 전시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현재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융복합적 대안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찰해보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첫 번째 연구 문제로 현대 도자 전시에서 융복합 특성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두 번째 연구 문제로는 융복합 도자 전시의 의미는 무엇이고, 지향점은 무엇인가에 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연구 방법으로 현재 진행형인 현상 분석을 위한 사례분석과 그에 담긴 의미 도출을 위한 문헌 질적 연구 두 가지로 접근해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례 조사 결과 현대 도자 전시에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융복합 특성의 전시를 발견할 수 있었고, 대분류인 기관, 작품, 공간, 관객과 소분류인 지역성, 시간성, 장르성, 개념성을 기준으로 총 9가지의 유형별 특성을 도출할 수 있었다. 또한 사례 연구된 현대 도자 전시의 융복합 현상 이면의 의미와 지향점 도출을 위해 진행한 문헌 연구에서는 핵심주제와 중심주제를 통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융복합의 특성이 나타난 시대적 배경과 도자 위상과 환경의 변화를 찾을 수 있었고, 융복합이 매체 고유의 정체성과 현황을 바탕으로 새로운 요소를 창의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도자매체의 본래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과 고유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 예술과 도자에서 융복합의 흐름을 파악하고, 도자분야의 가치를 존중하며 경계를 확장하는 융복합의 목표를 도출하였다. 또한 다양하게 제기되는 융복합의 쟁점사항들을 극복하고, 다양한 측면의 융복합 접근방법의 제시를 통해 융복합의 역할과 실행방법들이 도출되었다. 마지막으로 융복합 전시의 지향점으로 도자 전시의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건강한 도예계 환경 만들기, 다양한 측면의 질적 성장하기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 도자 전시와 도예문화 전체의 발전을 이루어야 함을 발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