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분쟁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이 처음으로 완전히 차단당한 사건이자, 약 2주라는 긴 시간 동안 분쟁이 지속된 유래 없는 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최초로 유럽연합의 분쟁 조정 개입을 이끌어 낸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는 구 소련연방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데, 특히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과 나토의 동진을 저지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및 흑해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크림반도의 소유권을 지녔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으며,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가장 큰 파이프라인 통로라는 점에서 경제적 중요성 역시 드러난다. 이에 본 논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하기 위해, 자국의 에너지를 어떻게 정치적 무기화 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에너지 무기화 모델이라는 이론적 프레임을 도입하였으며, 러시아는 푸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자원의 국유화 및 수송로 통제를 통해 에너지 무기화를 위한 기초 요건을 충족시키게 되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전략에 있어 러시아는 에너지 가격인상 및 공급중단이라는 기존 방법에 신규 수송로 건설 및 홍보전략을 추가하여, 우크라이나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하고자 함과 동시에 자국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을 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에너지 무기화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변수로는 타겟 국가의 높은 에너지 의존도, 낮은 에너지 다변화 능력, 에너지 수요국 간 카르텔 유무, 그리고 에너지 무기화 실행의 긴급성을 제안하였는데, 우크라이나는 대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음과 동시에, 가스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체 에너지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무기에 대응할 만한, 수요국 간의 공동 대응체계 미흡으로 인해 에너지 무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음이 드러났다. 반면 에너지 무기화의 긴급성은 2009 가스 분쟁에서 앞서 설명한 세 개의 변인에 비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