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상업 공간은 구매 채널로서의 역할 외에 다양한 목적을 가진 복합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의 구매 행위가 '물건의 소유'에서 '구매 과정의 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변화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개성적인 소비활동과 이를 SNS로 공유하고자 하는 트렌드 역시 그 과정에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추세와 맞물려 서점도 책을 보관하고 판매하는 공간으로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점은 이제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통하며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으로서 의미가 확장되었고, 이에 따라 서점이 갖는 기능과 공간의 의미 역시 새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국내외 서점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 유형을 분석하고자 했다. 요약하자면, 국내 서점의 문화공간 유형은 ①전시·공연 공간, ②교육·학습·체험 공간, ③책관련 모임활동 공간, ④휴식 공간으로 총 4가지로 유형을 나눌 수 있었다. 국외 사례에서는 4가지 유형 외에 ⑤재활용 공간, ⑥라이프스타일 반영 공간 등 국내에 비해 더 다양한 유형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유형 분석에 따른 시사점 및 향후 서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방치되고 버려진 유휴공간을 활용해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서점으로 적극 개발하는 것이다. 고가도로의 하부 공간, 기차역, 폐교, 공장 등 지금은 이용되지 않고 방치된 유휴공간을 서점으로 새롭게 재활용하게 되면 서점으로서의 가치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재생이라는 사회적·문화적·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 이미지 개선과 지역 정체성 구축, 지역 주민의 문화향수 제고, 문화적 교류의 증대, 지역의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 서점을 구성하는 콘텐츠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함으로써 차별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요리책 옆에는 각종 주방용품, 식기나 식재료가 배치되어 주방, 요리 소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음악 서적 주변에는 CD와 음반을 배치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도 함께 운영하는 식이다. 제품의 카테고리에 맞춰서 진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공간을 방문하는 소비자의 목적에 맞춰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읽고 디테일하게 설계할 경우, 매출 증가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문화 부흥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급증하게 되면서 서점을 교육과 학습의 공간으로 포지셔닝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단지 놀이와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면 문화공간에서의 프로그램 콘텐츠는 어린이의 연령별, 눈높이에 맞는 대상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를 연구해야 한다. 이 경우, 책이 교육적 효과와 재미를 주는 촉매제의 역할로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단이 되어야 하며 책에 있는 내용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
본 연구는 소비트렌드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서점'이라는 공간이 책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문화공간으로 확장하는 현상에 주목, 다양한 국내외 사례와 유형 분석을 통해 국내 서점 및 출판 유통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했다. 구체적인 사례 분석을 통해 업계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했다는 것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