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학문, 예술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 디지털 미디어가 사용된다. 미디어는 일련의 정보의 집합인 신호를 매개하는데, 디지털 미디어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하여 활용하는 신호 처리 과정을 거친다. 뉴미디어 아트에서 컴퓨터 및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여 제작된 예술 작품은 마찬가지로 디지털 신호 처리를 사용한 영상의 표현 기법을 사용한다. 본 연구는 신호 처리의 과정과 외부 대상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인간의 인식 과정에 유사성이 있음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신호 처리의 기본 개념을 공학 이론을 통해 정리하고, 인간의 인식 과정의 특징을 철학 및 심리학의 이론에 비추어 파악하였다. 수많은 정보를 취사선택하며 생존을 위해 진화한 인간의 인식 방법은 디지털 발명품의 작동 방식에 그 원리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신호 처리의 샘플링과 양자화 개념은 인간의 인식틀의 모사이며, 인식의 동일성과 관념성의 한계적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인식 지평의 확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본 연구는 관념과 실재, 관점과 환원적 인식, 인식의 흐름과 경계, 자기동일성의 네 가지 주제를 다루었으며, 이와 관련된 인식틀을 표현하는 작품을 제작하여 이를 설명한다. 작품이 표현하는 인식틀은 신호 처리를 통한 영상 표현의 알고리즘을 그대로 반영한다. 제시된 작품을 통해서 신호 처리를 통한 영상 표현의 다양성이 인식 지평의 확장과 연관되어 있음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