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 발달은 새로운 도로를 생성시킨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도로에 새로운 도로가 더해지며 기형적인 구조의 도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의 도로는 교통사고가 다발로 일어나는 원인이 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정부는 교통사고가 잦은 곳을 선정하여 매년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교통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애초부터 시설물의 가이드가 잘못되어 있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기에 연구자는 원인 유추를 통한 해결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여, 본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영등포 로터리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문제점을 디자인적 분석 방법으로 찾고자 했다.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 다발지역 중에서 으뜸인 지역이 바로 영등포 로터리 지역이다. 이 지역의 도로 환경은 매우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어서 많은 운전자는 다양한 형태의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최근 들어, 이 지역의 복잡한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해석과 해법이 제시되고 있으나 그 대부분이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대책일 뿐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교통 사고율을 낮추는 대책은 별로 제시되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디자인적 분석 방법을 적용해 이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왜 빈번하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유추할 수 있다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있어 큰 기여가 가능할 것이다.
연구자의 연구 결과, 영등포 로터리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음과 같았다.
1. 운전자가 주행하는 차선이 직진 개념이 되기 때문에 오류를 범한다.
2. 이때, 모호한 화살표 방향은 운전자에게 혼란을 주어, 오히려 지각에 방해된다.
3. 운전자는 주행 중에 자신의 차선을 확인하기 어렵다.
4. 또, 운전자가 주행 중 정지하게 되면, 정보를 연결하여 판단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5. 그러므로 방향 결정할 때, 운전자 위치에서 필요한 정보가 우선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6. 위험도가 높은 도로는 정보량이 많아서 운전자가 모두 인지하기 어렵다.
7. 표지판의 내용이 합쳐져 있거나 축약 표기되어 있는 오류가 발견된다.
8. 노면에 안내표지판보다 앞선 지명을 표기한 오류가 발견된다.
9. 모든 방향에서 운전자가 표지판을 확인하기 어렵다.
10. 운전자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주행로의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다.
본 연구는 영등포 로터리 지역을 대상으로, 운전자가 인지적 오류를 범하는 원인을 관찰 분석을 통해 살피고자 하였다. 그 이유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문제가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서 자생되는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관찰 분석은 주관적 추론이 개입되기 때문에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연구 결과물로 제시하는 이유는 교통사고의 경우 개인적 성향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어서 객관화할 수 없는 요인들의 집합이기 때문에 주관적 추론 또한 유용한 연구방법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장된 원인 유추들은 적절한 방법으로의 검증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창의적인 디자인 제안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