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교사의 수업 전문성에 대한 연구로써 초·중등 교사들이 미술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경험에 관하여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한 것이다.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초·중등 교사들이 미술교과를 가르치기 위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경험에 주목하였다. 미술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교사들의 미술 수업 경험을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교사의 미술 수업 전문성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본 연구가 추구한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중등 교사들은 미술과 교육과정을 어떻게 재구성하여 수업을 계획하는가? 둘째, 초·중등 교사들이 미술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겪는 어려움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극복되는가? 셋째, 초·중등 교사들이 재구성한 미술 수업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주는가? 넷째, 초·중등 교사들이 미술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사의 수업 전문성 요소는 무엇인가?
본 연구는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을 탐구하면서 클랜디닌과 코넬리(Clandinin & Connelly)의 내러티브 탐구라는 질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는데, 그 이유는 내러티브 탐구방법이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적합하였기 때문이다. 내러티브 탐구 방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삼차원적 공간을 분석의 틀로 하여 교사들의 교육과정 재구성 경험을 분석하였다.
네 명의 초·중등 교사들의 교육과정 재구성 경험에 대하여 살펴본 후 그 의미를 탐색하여 얻어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중등 교사들의 미술과 교육과정 재구성 과정은 재구성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첫 번째 단계, 교사의 교육철학에 따라 새롭게 미술 수업의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는 두 번째 단계, 교과서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재조직하는 세 번째 단계, 수업에 활용 가능한 상태로 조직하는 네 번째 단계로 나누어 질 수 있었다.
둘째, 초·중등 교사들이 미술 수업을 계획할 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실제로 수업을 실행할 때 겪는 어려움들은 미술 수업 능력을 미술 실기 능력과 동일하게 여기는 교사의 내적인 두려움과 교사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과의 갈등, 미술교과내용의 어려움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네 명의 교사는 현장과 이론과의 만남, 타인과의 만남을 통하여 재구성 과정의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였다.
셋째, 네 명의 교사들의 수업은 미술의 본질이 강조된 융합 수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타 교과와의 융합, 미술 작품 속의 융합, 수준별 재구성을 위한 융합 등 교사마다 다양한 수업 형태가 드러났다.
넷째, 네 교사의 재구성된 미술 수업은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학생들은 미술 수업에 적극적으로 몰입하여 참여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다른 교과에서는 얻을 수 없는 만족감을 느꼈다고 평가하였다. 학생들의 작품 제작 능력도 향상되었으며 특히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작품과 연계시키는 능력이 발달하였음을 발견하였다.
다섯째, 미술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경험을 통하여 네 교사는 이에 관련한 수업 전문성이 향상되었다. 교육과정의 전달자가 아닌 개발자로서의 태도를 가짐으로써 자신만의 수업을 계획할 수 있는 역량이 함양되었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은 수업 전문가로서의 교사의 권위를 강화시켜 줌으로써 학생들과의 교육적 관계를 올바르게 맺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파악되었다.
위의 연구 결과를 통해 초·중등 교사들의 미술과 교육과정 재구성 경험이 미술교육학적으로 가지는 의의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먼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을 계획하는 경험을 분석하고 어려움과 극복 계기들을 살펴보면서 교사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에서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경험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될 수 있었다. 교사들이 재구성한 다양한 미술 수업 유형들을 제시함으로써 표현 중심 미술 수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재구성된 미술 수업이 교사의 권위를 높이고 학생과의 올바른 교육적 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위기 상황을 교사의 수업 전문성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도출되었다. 마지막으로 미술교과의 본질을 살려 교육과정을 재구성함으로써 미술교과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이 발견되었고 이를 통해 미술교육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추후 교사의 수업 전문성으로서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며, 교사가 미술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복합적인 능력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