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디자인은 무대기술적인 분야에서 빛을 도구화하는 작업으로서 창의적인 사고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무대조명은 스스로 존재할 수 없으며, 공연 속에서 그 대상을 위한 빛의 창조활동을 통해 작품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그에 따른 극적인 빛의 결과물은 관객으로 하여금 정서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빛을 구상하고 무대공간에 연출하고자 하는 조명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공연을 기술여건이 좋고 지명도가 높은 공연장에서 작업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소규모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공연물이 작품성이 낮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기술여건이 좋은 극장과 작품성이 더해진 공연의 기회는 디자이너의 과한 욕심일 수도 있으며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현실의 극장에서 기술여건과 구조적인 형태가 매번 같을 수가 없으며, 새로운 공간에서는 해결해야 할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러한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기술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연극이 대본을 기반으로 하여 대사와 표정연기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아큐'와 같은 무용은 인간의 신체를 매개체로 하여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말과 글이 아닌 움직임을 통한 동작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되고 형상화 된다. 이렇듯 움직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용공연의 특성에 적합한 무대조명은 무대미술 중에서도 빛을 가지고 무용 예술을 시각화하여 심미적,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시각적 매체이다. 무용공연을 위한 무대조명디자인은 공식처럼 정형화 되어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빛의 기능과 특성을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더하여 '아큐' 공연에 있어서 효과적인 디자인방법을 찾는다.
공연이 이루어지는 무대의 형태는 프로시니엄 무대, 돌출무대, 원형무대, 가변형무대 등이 있으며, 이러한 무대공간은 오랜 역사가 말해주듯이 고유의 분위기와 무대형태, 무대구조, 기술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무대 공간 중에서 프로시니엄 무대와 돌출무대의 특징적인 구조와 형태를 파악하고 장·단점을 고찰하여 실제 무용공연의 조명디자인에 어떻게 적용하고, 조명디자인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였는지 창작무용 '아큐'의 공연사례를 통해 연구한다.
창작무용 '아큐'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2008.9.5.-9.6)과 국립극장의 KB청소년하늘극장(2012.12.27.-12.30)에서 공연되었으며, 두 공연무대의 특성들을 분석하고 무용공연의 느낌을 조명과 접목시켜 특성이 다른 두 무대에서 동일한 조명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창작무용 '아큐'의 공연이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연장인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프로시니엄 무대)과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돌출무대)의 조명환경과 극장구조를 비롯한 공간특성을 파악하였으며, 또한 이처럼 형태와 공간특성이 다른 무대공간에서 조명작업을 위한 작품의 분석과 기술검토 단계, 무대화 단계의 실제 사례를 통해서 두 공간에 적용 가능한 조명디자인 방법을 연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