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중간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과거 두 지역 간의 식생활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몽골의 식생활 양상에 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식생활 특성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논문은 몽골의 5가지 고고학적 시대 (7600~600 YBP) - 신석기시대, 간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중세시대에 속하는 110체의 사람 뼈와 5구의 동물 뼈로부터 추출된 콜라겐 단백질의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하여 약 7,000년에 걸친 몽골의 식생활 양상을 조사하였다. 고대 몽골인들의 식생활을 이해하기 위해 샘플들을 시대적, 지역적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주변 지역인 중국, 남부 시베리아, 카자흐스탄의 고대 집단들과 고대 몽골인들의 콜라겐 단백질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고대 몽골인들의 평균 탄소 안정동위원소 값의 범위는 -18.2~-16.8‰이었으며, 이는 고대 몽골인들의 식단이 C₃위주의 C₃/C₄ 혼합형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탄소 안정동위원소 값은 신석기시대와 철기시대, 신석기시대와 중세시대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다른 시대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고대 몽골인들의 식생활 양상은 시대 및 지역적으로 비교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고대 몽골인들의 평균 질소 안정동위원소 값의 범위는 9.9~12.5‰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석기시대에 비해 간석기시대의 질소 안정동위원소의 값은 2.6‰ 증가하였고, 철기시대에 비해 중세시대의 질소 안정동위원소의 값은 0.8‰ 감소하였다. 이러한 유의미한 증가/감소는 각 시대에 선택할 수 있는 식량 자원의 차이가 요인이라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고대 몽골인들의 질소 안정동위원소 값은 중국에 비해 약 2.4~3.9‰ 더 높았다. 이 결과는 고대 몽골은 그 주변 지역 중 대표적인 정주문화권인 중국에 비해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대 몽골인의 평균 탄소 안정동위원소 값은 동시대 중국의 정주형 농부들보다 7~11‰ 더 낮은 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고대 몽골인들은 정주성 농업 생활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남부 시베리아와 카자흐스탄의 유목민족들과 고대 몽골인들의 평균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를 비교한 결과, 세 지역 모두 후기 청동기시대까지 유사한 평균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값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남부 시베리아와 카자흐스탄은 수수 섭취가 증가하여 평균 탄소 안정동위원소 값이 급격히 오르지만 고대 몽골은 청동기시대 이후에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고대 몽골인들은 신석기시대부터 몽골시대까지 C₃ 식물과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시대에 따라 식생활 양상의 변화가 심한 정주문화권인 중국이나 유목민족인 카자흐스탄 및 남부 시베리아와는 달리 시대나 지역에 따른 식생활 양상의 변화의 폭이 매우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