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약 1600년의 기간 동안 우리 역사에 깊이 관여하며 많은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불교문화재를 전시하는 것은 우리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박물관 전시공간에 전시된 불교 오브제들은 원래의 의례공간에서 가지던 맥락(context)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관람객들은 오브제의 온전한 종교적 의미를 간과할 우려가 발생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박물관에서 불교 오브제가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며 종교적 맥락에서 효과적으로 전시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재현전시(representational exhibition)'이다. 전시공간에서 불교 의례공간의 형태와 의미를 재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전시공간에서 도상(圖像) 관계를 회복시키고 관람객들에게 오브제의 이해를 돕게 한다. 두 번째는 '분위기(atmosphere)'이다. 전시공간에서 관람객의 시각, 청각, 후각이라는 감각을 자극하여 불교적인 분위기를 감지하도록 연출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불교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시에 도입하는 것은 관람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의미전달에도 효과적이다. 이 장에서는 지장보살과 명부신앙 관련 오브제 전시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의 이야기를 도입하여 전시를 기획해 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불교문화재를 예술로 보거나 역사적인 관점에서의 조명을 넘어 원래의 목적이었던 종교적 관점에서 그 의미를 나타내는 방법을 검토해 보았다. 이러한 방법들은 전시공간의 오브제가 잃어버린 맥락을 회복해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