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단순 청각 장애 아동과 중복, 중증 장애 학생이 함께 미술 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장애 정도가 심하여 기본교육과정 적용이 어려운 중복, 중증 장애 아동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여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는 미술 수업을 실시하는 교수법에 대한 실행 연구이다.
2014년부터 청각 장애 학교에서 미술 및 공예 수업을 맡아 지도하고 있는 연구자는, 보조자의 도움 없이는 수업 참여가 어려운 중복, 중증 장애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수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하게 되었다.
아직도 대부분의 특수학교에서 미술교육 전공자가 아닌 특수교육 전공자가 미술 교과 지도를 겸하고 있어 많은 특수교사들이 자료와 교사 연수 부족 등으로 인한 미술교과 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미술전공자인 연구자 역시 특수학교에서의 미술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특수교육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특수학교 현장에서 미술 교사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3차에 걸친 실행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다.
1차 실행은 중복, 중증 장애 아동과의 일대일 미술 수업으로, 교사의 도움을 통해서만 수업이 진행되는 상황이 문제라고 판단하여 성취감과 자발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였다. 1차 실행 결과, 학생에 대한 관찰과 수업 재료에 대한 연구 부족으로 학생의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관찰되었다.
2차 실행은 장애 학생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이 문제라고 판단하여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였다. 또한 여러 차시에 걸쳐 익숙한 재료를 사용하게 하고, 중복, 중증 장애 학생에 따라 적절한 대체 재료를 제공함으로써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2차 실행 연구 결과, 재료와 주제 표현에만 집중한 나머지 소극적인 학생들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였고, 재료의 연계성만으로는 자발적인 참여를 높일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3차 실행 계획을 수립하기 전, 학생들의 면밀한 특성 파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담임교사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장애 아동 대상 교육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얻기 위해 특수교육 전문가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내용과 1, 2차 실행 결과를 통해 연구자는 그간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사 중심의 기존 미술 수업방식을 답습하며 지식 전달에 급급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미술교과 지도교사로서 학생에 관한 관찰이 부족했으며 장애학생들과의 소통이 어려웠다는 점 등 성찰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3차 실행 계획을 수정하였다.
3차 실행에서는 라포 형성을 위한 눈맞춤과 공간 재배치,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매체 탐색 시간 조절 등을 통해 소통과 관찰에 주력하였다. 3차 실행 결과, 특수 아동에게 반복 학습이 갖는 장점을 발견하고, 우연의 효과를 작품으로 연결 지어 최종 결과물의 편차가 크지 않도록 하여 특수 아동들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도입이 길어지면서 작업시간이 부족했다는 점과 특수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부족으로 특수 아동들과의 라포 형성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향후 연구자의 꾸준한 성찰과 노력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