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기업의 경영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함과 더불어 배출권거래제 시행 전·후 및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여부에 따른 탄소배출량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차별적 영향을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데 있다.
기후변화 국제체제에 있어 지난 2015년은 매우 중요한 해였다. 1997년의 교토의정서 이후 새로운 국제적 기후 질서인 파리협정이 발효되면서 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전 세계가 공감함은 물론 각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활동을 강제화 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기존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보다 높은 수준인 2030년까지 BAU대비 37%를 감축한다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여 보다 강화된 기후정책을 예고하였다. 또한 국제협약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국내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능력 촉진을 위하여 2012년 '에너지 및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2015년 1월 12일 동아시아 최초로'배출권거래제'를 시행 하였다. 이렇듯 기후위험(또는 탄소위험)이 현실화 되면서 기업들은 기후위험에 대응과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의 생존을 위한 경영전략 마련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되었다. 또한 기업이 기후변화 위험 관리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특히 투자자에게 있어 기후변화 위험 대응력은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기업의 환경성과와 기업의 재무성과 또는 기업경쟁력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 왔지만, 일관성 있는 연구결과를 보여 주지 못했다. 또한 탄소배출량과 기업의 경영성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고찰한 국내·외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동안 탄소발생량은 지속가능보고서 또는 환경보고서 등에 공개되어 왔었지만 강제성 없이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시해 왔기 때문에 기업마다 측정방법과 범위(Scope)가 달라 기업 간의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의 목표관리제 시행에 따라 제출되기 시작한 명세서 상의 탄소배출량은 일관된 측정방법과 범위를 따르기 때문에 기업 간의 비교가 가능해 졌으며, 배출권거래제 시행 이후에도 계속 제출되고 있어 연구적 가치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업의 탄소배출량이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하고, 더불어 배출권거래제 시행 전·후 및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여부가 탄소배출량과 경영성과와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2016년 10월에 고시된 할당대상업체들의 2013~2014년(배출권거래제 시행 전)과 2015~2016년(배출권거래제 시행 이후) 탄소배출량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기후변화위험(탄소위험)의 대용치 변수인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기업의 경영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탄소배출량이 작을수록 기업의 경영성과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탄소배출량 감소에 따른 경영성과의 향상 효과는 배출권거래제 시행 이후가 시행 이전에 비하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탄소발생량을 줄이면 기업의 경영성과가 증대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업의 탄소배출량 감축 노력에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탄소배출량 증가가 기업의 실질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 또한 투자의사결정에 그 정보를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전부터 지속서를 통해서 탄소배출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왔던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탄소위험을 관리하여 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투자자들이 가치 판단에 활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기업의 탄소배출량은 즉, 기후변화위험(또는 환경위험)은 기업의 경영성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업이 이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경우 위험 부담을 줄일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가 탄소배출량과 경영성과와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국내 주요 기후정책인 배출권거래제를 활용한 것은 정책의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제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배출권거래제의 시행 전·후의 탄소배출량과 경영성과와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서 배출권거래제의 지속 시행을 학문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으며, 국가적인 강제적 감축 노력이 경제적인 효과를 얼마나 가져오는 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