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정부의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이라는 기치하에 수립·시행되기 시작한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은 수만명의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이주와 함께 그들의 일과 삶의 환경에도 대단한 변화를 불러일으켰고, 직원들의 이직 증가, 업무환경 변화 등 공공기관의 조직과 인력 운영에서의 문제도 발생시켰다. 1970년대 초부터 일과 생활의 균형(WLB)에 대한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한 이후, WLB는 개인의 영역 뿐 아니라 조직에까지 의미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2000년 전후로 등장하였고, 현재는 법정근로시간의 단축과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워라벨'이라 불리우는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증가되었다.
본 연구는 공공기관들의 지방이전에서 비롯된 기관 종사자들의 생활 환경 변화의 문제들은 일과 생활의 균형 및 조직효과성과 밀접한 영향을 가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시작되었다. 일과 생활 균형이 조직효과성에 유의한 영향을 끼친다는 기존 연구들을 바탕으로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일과 생활 균형에서의 변화가 조직효과성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 보고, 공공기관 조직과 인사관리 향상에 중요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하여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한 K공공기관 직원 619명을 대상으로 2018년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6일간 e-mail을 통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중 19% 해당하는 121명이 응답을 해주었고, 분석에 유효하지 않은 답변 5개를 제외한 116부만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방법은 SPSS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였고, 이를 통해 밝혀진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연구변수 간의 관계를 검증해 본 결과, 일과 성장의 균형에서의 변화만이 직무만족에 영향을 주고 조직몰입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과 가정의 균형 변화와 일과 여가의 균형에 있어서의 변화는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김천으로 이전한 K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일과 성장 균형 변화가 직무만족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확인하였고, 이들은 지방으로의 이전에 따라 경력개발이나 자기개발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점이 직무만족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직효과성 확대를 위해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조직의 적극적인 후원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또한, 인구통계학적으로 30대 여성의 조직 몰입에서 부(-)의 영향이 나타나며 이에 따른 조직의 맞춤형 제도 개선이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