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명말청초의 대유(大儒)였던 王夫之(1619~1692)의 철학 사상을 易철학적인 관점에서 해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사상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이였다고 볼 수 있으며, 그는 處士型철학자로써 명말청초의 혼란시대를 살면서 다양하면서 폭넓은 방대한 저술을 남겼지만 그의 저술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최근에 이르러서 중국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왕부지는 張載의 철학에 기반을 둔 易 철학을 자신의 학문적 종지로 삼았으며, 주자학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양명학과 불가를 비판하였다. 이에따라 그는 기존의 정주학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서 현실세계에 기반하는 내재적 형이상학이라는 독특한 그의 철학 사상을 전개하였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철학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理氣, 道器의 관계성을 논의하였으며, 象數易學과 義理易學을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역학을 이해하는 인식 전환을 시도하여 근대중국철학사상 가운데 가장 논리적이면서 발전적인 학문성을 이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왕부지의 이러한 학문적인 성취는 기존의 중국의 고대 전통철학은 관념적이며, 종교적인 성향이 강하였지만 중국철학사상에서 가장 철학다운 면모가 왕부지에 와서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첫째, 왕부지의 생애와 철학사상의 형성과정을 통해 그가 기존의 중국 고대 전통철학을 어떻게 이해하면서 비판하고 계승하였는지를 알아보고, 둘째, 왕부지 義理易學 체계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셋째, 왕부지 義理易學의 학문적인 의의와 사회적인 영향에 대해 고찰해 보도록 하겠다.
이러한 본 논문의 연구결과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왕부지 의리역학의 학문적인 의의를 얻을 수 있다. 첫째, 理와 氣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이분적인 사유를 탈피하여 기존의 관념론적인 학문성의 단점을 극복하고, 현실세계를 이해하여 동양의 실존철학을 학문적으로 확보하였다. 둘째, 象數易學과 義理易學을 종합·집대성하여 양분되는 기존의 易의 단점을 극복하였다. 셋째, 天道와 人道의 상호 연관적인 관계성을 종적인 관계에서 횡적 관계로의 전환이 이루어져 상호 평등적이면서 현실적이며, 실재적인 인문 중심의 시대정신을 구축하였다고 하겠다.
이러한 시대적인 인문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현실세계에 문제 인식을 삶속에서 곧바로 통찰할 수 있으며, 우리 삶의 올바른 교훈이자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