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는 양서류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양서류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자료구축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대상종과 새로운 연구 방법의 적용을 통한 생태 관련 자료의 확보는 양서류 종 그리고 나아가 다양한 생물의 보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생물과 환경 간의 관계를 구명하기 위해 넓은 분포 지역과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한국산 청개구리 (Hyla japonica)를 대상으로 1) 분포와 환경과의 관계, 2) 크기 변이와 환경과의 관계를 구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청개구리의 크기 변이와 환경과의 관계 연구는 세부적으로 2-1) 서식지 환경과 청개구리의 성적크기이 형성, 2-2) 청개구리의 크기 변이와 환경과의 관계 그리고 2-3) 환경의 변화가 크기에 따른 수컷 청개구리의 번식에 미치는 영향으로 구분되어 진행되었다.
한국산 청개구리는 논과 산림에서 주로 발견되었으며 밭, 시가지, 수역, 초지 등 추가적인 인간의 활동 영역에도 근접하여 분포하였다. 겨울철 강수량 (건조한 분기)과 여름철 기온 (따뜻한 분기)은 청개구리의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였다. 반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근거한 미래 청개구리의 분포는 여름철 기온과 연평균 기온이 주로 영향을 미쳤으며,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후의 변화가 청개구리 분포에는 큰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청개구리의 성적크기이형성은 모든 개체군에서 암컷의 크기가 수컷보다 뚜렷하게 컸다. 하지만, 성별에 따른 크기 차이가 모든 개체군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음에도 성적크기이형성의 비율에서는 개체군간의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서로 다른 서식지 환경이 청개구리의 크기에 영향을 주지만, 영향을 주는 정도는 수컷과 암컷 모두에게 유사하기 때문에 지역에 따른 성적크기이형성의 정도에서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청개구리의 크기는 연구한 개체군들에 따라 매우 다양했으며, 서식지 연평균 기온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었다. 또한, 서식지 기온의 변화에 따라 집단의 크기도 변화하는 경향성이 뚜렷했다. 더욱이 온도 12.5℃를 기준으로 온도가 낮아지거나 커짐에 따라 청개구리의 크기는 커졌다. 이러한 결과는 온도 12.5℃를 기준으로 낮은 온도와 높은 온도에서 서로 다른 요소가 한국산 청개구리의 크기에 관여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야생에서 청개구리의 번식 경쟁은 큰 수컷이 작은 수컷보다 유리했다. 하지만, 공간이 제한된 실험 환경에서는 큰 수컷의 우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큰 수컷 (callers)과 작은 수컷 (satellites)이 사용하는 서로 다른 번식 전략의 특징과 관계된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서식 혹은 번식 환경의 변화가 현재 선택되어 있는 특정 번식 전략의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서식지의 감소나 파괴가 청개구리들의 번식 전략에 따른 경쟁 양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산 청개구리의 서식지 환경이 분포와 크기 변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다. 청개구리의 분포와 크기 변이는 온도라는 기후적인 요소와 뚜렷한 관련성을 보였다.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근거로 한 미래 청개구리의 분포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하지만 서식지의 환경 변화가 청개구리의 크기와 수컷의 번식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나타났다. 따라서 청개구리를 이해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서식지 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수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