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높은 생산성 및 낮은 노동소득분배율을 가진 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노동소득분배율 하락과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최근 들어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 또는 상승 추세 여부가 국내 학계 등에서 주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적어도 우리 경제에서는 '노동소득분배율의 안정성'이 성립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또한 우리나라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생산성 및 임금 수준 차이를 볼 때, 동질적 기업을 가정하여 이루어지는 분석은 노동소득분배율 결정요인을 설명하는데 불충분하다. 이와 함께 생산물 시장의 완전경쟁을 가정하는 방법론에 의존하거나 거시경제 또는 산업수준 데이터를 이용하여 노동소득분배율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해하는 것은 분석의 한계를 지닌다. 그러므로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와 시장지배력 변화 간의 관계를 보다 깊이 있게 논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질성을 고려할 수 있는 기업수준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이 필요하다.
실증분석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동소득분배율 이슈들, 즉 노동소득분배율을 결정하는 요인, 노동소득분배율 변화가 여타 변수에 미치는 영향, 측정문제 등에 대해 우리나라와 관련된 국내외의 문헌을 정리하였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을 대체하는 방법을 적용하여 노동소득분배율을 산출 할 때 자영업 소득을 노동소득에 분배하는 방식에 따라 노동소득분배율 추이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국외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노동소득 분배율 및 시장지배력 간의 관계에 대해 문헌정리를 하였다.
1992년부터 2015년까지 광업제조업조사의 마이크로 데이터를 이용하여 산출한 추세를 보면 노동소득분배율은 1990년대에 비해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은 소폭 상승하기도 하였다. 반면에 시장집중도를 대표하는 허쉬만-허핀달 지수(HHI)는 같은 기간에 뚜렷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최근 수년간은 소폭 하락하였다. GMM 등의 방법을 통해 시장집중도 변화가 노동소득분배율 변화에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는 실증분석에서는 실증모형 유형에 관계없이 HHI지수는 노동소득분배율에 음의 방향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산업내에서 매출액 최상위 업체들로 구성된 CR4 및 CR20 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주요 연구 대상인 미국에서 CR4 및 CR20 상승이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과는 다른 점이다. 이와 함께 시장집중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 분석한 결과에서는 t-1기의 총요소생산성, 기업규모등이 양의 방향에서 시장집중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반면 평균임금은 음의 방향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본 연구를 통해 얻어진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조업 전체로 볼 때 지난 20여년에 걸쳐 노동소득분배율이 비교적 완만하게 하락하여 온 반면 시장집중도는 상승하여 왔다. 둘째, GMM 방법 등을 통해 분석해보면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은 시장집중도 상승과 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셋째, 시장집중도 상승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및 자본축적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반면 임금 상승과는 부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기여를 하였다. 첫째, 개정된 한국표준 산업분류 및 통계청의 광업제조업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1992년부터 2015년까지 5자리 산업분류를 기준으로 연결하였다. 이를 토대로 산업 분류 4자리에 속해 있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노동소득분배율과 시장지배력 간의 관 계에 대해 분석하였다. 둘째, 우리나라 제조업 사업체를 대상으로 노동소득분배율 및 시장지배력 간의 관계에 대해 실증분석하였다. 이는 거시경제적 함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본 논문의 실증분석 결과는 노동소득분배율 및 시장지배력이 부(-)의 관계가 있다는 Autor et al. (2017) 및 D?ez at al. (2018)의 분석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설명하는 시장지배력 대용변수로서 Autor et al. (2017)은 시장집중도 지수(concentraon ratio)를 들고 있 는 반면 본 논문에서는 허쉬만-허핀달 지수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셋째, 본 논문에서는 종사자가 10인 이상인 기업부문 자료를 이용함으로써 자영업과 관련된 측정 이슈(measurement issue)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갖는다. 첫째, 분석의 기초통계인 광업제조업조사는 10인 이상 종사자를 고용하는 사업체만을 조사하기 때문에 자영업 부문을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둘째, 제조업만을 분석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제조업 종사자가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점을 포착하지 못했다. 또한 통계 이용상의 제약으로 수입이 국내 시장집중도에 미치는 영향을 포착하지 못했다. 셋째, 노동소득분배율에 영향을 주는 설명변수로 시장집중도만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본 논문의 목적 중의 하나가 Autor et al. (2017)의 연구 결과와 비교하는 데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취하였다. 추후 연구에서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과 함께 수출입 부문을 포괄하면서 노동소득분배율 변화를 초래하는 여러 설명변수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