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디자인은 인간의 경험과 감성이 강조되면서 기존의 기능과 형태미 중심의 디자인에서 인간 중심 디자인(human-centered design: HCD)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첨단매체와 기술들을 접하며 더욱 긴밀한 상호작용성을 체험하게 되고 이에 따른 디자인 주체와 대상, 사용자의 관계와 개념이 새롭게 배치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처럼 급속히 변화하는 디자인 환경에서 우리는 디자인 개념에 대한 올바른 인지와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흐름과 양상은 텍스타일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인간 중심, 사용성, 인터랙션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디자인 작업과 융합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디자인 제품을 비롯하여 예술작품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텍스타일에 관한 논의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본 연구는 인지심리학의 이론을 토대로 텍스타일 디자인의 체계적인 개념 확립과 방법론을 제시한다.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 출발하여 근본적으로 본질을 파악하고 텍스타일 디자인의 개념을 새롭게 구성하여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 기반 이론은 어포던스 이론을 토대로 한다. 어포던스는 지각과 인지를 통하여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뜻하며, 동시에 사물에 대한 인식과 사물의 실제 속성 즉, 사물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속성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단계별로 다음과 같이 연구를 진행하였다.
먼저 문헌 및 선행연구를 통해 인지심리학 분야 학자들의 어포던스 이론을 조사 · 정리하여 개념을 고찰하고, 어포던스 개념이 적용된 사례들을 통해 어포던스가 디자인 측면에서 갖는 의미와 역할을 파악하였다. 디자인 측면에서의 어포던스는 대상, 환경, 주체 간의 상호작용하는 디자인으로 이해할 수 있고 사용자와 디자인 간의 상호작용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속성이다.
텍스타일의 상호작용성을 특징으로 하는 스마트 텍스타일, 소셜 텍스타일, 참여적 텍스타일, 센서리 텍스타일의 사례들을 수집, 사례별 텍스타일의 상호작용성 및 디자인 요소에 대한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4개 텍스타일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그 안에서 상호작용의 세부적인 요소들 및 사용자의 행위 가능성을 도출하여 정리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앞서 도출된 유형별 텍스타일 디자인의 상호작용 요소들 및 사용자 행동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어포던스 속성으로 일반화하였고 인지적 어포던스, 물리적 어포던스, 감각적 어포던스 항목에 대입하고 이를 범주화하여 체계를 정리하였다.
이러한 연구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호작용성을 중심으로 텍스타일 사례조사를 수집하여 각 사례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디자인 방법 및 프로세스, 표현방법들이 변화되고 확장되었음을 발견하였다.
둘째, 텍스타일 디자인에 내포하는 상호작용은 사용성, 흥미/동기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메시지는 상호작용의 형식, 내용, 환경에 의해 결정되었다. 따라서 어포던스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디자인의 세부 형식과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셋째, 텍스타일 디자인에 적용되는 인지적 어포던스는 직물의 표면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및 행위의 예측이 가능하도록 상징적인 모티프 또는 기호학적 의미를 가시화하여 명확성, 간결성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심리적 · 인지적 행동을 지원한다. 물리적 어포던스는 사용자의 행동을 제약하며 동시에 명확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며 감각적 어포던스는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하여 시선을 집중시키거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동인을 지원한다.
넷째, 어포던스는 텍스타일 디자인의 새로운 디자인 방법론과 프로세스로 이해되고 활용될 수 있는 가치와 효용성이 있다.
본 연구는 인지심리학적 접근에 의한 텍스타일의 새로운 개념에 관한 탐구 및 학문적인 적립에 그 의의를 둔다. 또한, 상호작용성, 어포던스를 포함한 인지심리학과 텍스타일 디자인 융합연구의 기반 자료로의 활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