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 중심의 다중적, 다층적 디자인의 측면에서 롤플레잉이 혁신적인 디자인 방법론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이미 해외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디자인 프로세스에 롤플레잉이 도입되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W-I-P-R 프로세스를 워크숍에 도입하여 실행한 연구사례 외에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 이에 IDEO의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에서의 롤플레잉과 해외 롤플레잉 선행연구를 고찰하여 국내의 유일한 롤플레잉 프로세스인 W-I-P-R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롤플레잉 디자인 프로세스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날로그적이며 동시에 보다 인간친화적인 방법론으로서 롤플레잉의 몸을 통한 통합적 접근 태도와 행동 지향적 특성에 주목한다. IDEO의 행동중심 디자인 씽킹을 재인식하여 '감정이입', '경험 프로토타이핑', '귀추적 사고의 발현'이 모두 몸을 기반으로 한 신체적인 것임을 밝혀내고 IDEO의 롤플레잉 사례 연구를 진행한다. IDEO의 디자인 씽킹에 관한 대표적 저서 5권, 『성취습관(The Achievement Habit)』, 『유쾌한 크리에이티브(Creative Confidence)』,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The Ten Faces of Innovators)』, 『유쾌한 이노베이션(The Art of Innovation)』, 『디자인에 집중하라(Change by Design』와 IDEO의 문헌연구를 통해 David Kelley, Tom Kelley, Tim Brown, Bernard Roth, Jane Fulton Suri 등의 대표적 연구자들이 주장한 몸을 기반으로한 사고에 대해 논의하고 롤플레잉과의 밀접한 연관성에 관해 고찰한다. 더불어 귀추적 사고와 관련하여 Roger Martin의 『디자인 씽킹 바이블(The Design of Business)』도 함께 연구한다.
또한 몸 중심의 사고가 비단 디자인 분야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다 학문적인 거대한 흐름임을 고찰하고 몸을 다학제적으로 사유한다. '몸에 관한 현상학적 전환'의 시각으로 Maurice Merleau-Ponty의 『지각의 현상학』이 후대에 끼친 몸에 대한 사고의 변화와 현상학의 주요 개념을 살펴보고, '수행적 몸의 특성'의 관점으로 Erika Fischer-Lichte의 『수행성의 미학』에서 도출할 수 있는 롤플레잉의 현상학적 몸을 논의하며, '연기의 인지과학적 이해'의 틀 안에서 인지과학적 발견의 영향 아래 자유로울 수 없는 기존 연기론의 재인식을 도모하고, '몸미학을 통한 몸의 재건'이라는 목표 하에 Richard Shusterman의 『몸미학(Somaesthetics)』으로 귀결되는 실천적 방법론으로서의 '몸의 의미'에 관해 살펴본다.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 활발한 학문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디자인에서의 롤플레잉에 대한 기본적 이해에서부터 출발하여 개념의 정립, 용어의 정의를 통한 롤플레잉 기법의 현주소, 롤플레잉 연구의 이론적 배경, 롤플레잉의 향후 적용 방향성을 연극학의 이론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롤플레잉은 연극학에서 차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외의 선행연구는 상당히 좁은 범위의 연극학 이론을 적용하여 체계적인 롤플레잉의 본질적 이해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연극학의 기준으로 해외 선행연구 사례의 체계적 분석을 통해 롤플레잉의 개념, 용어 등의 방향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 활발히 연구되면서 20여 년간 디자인 프로세스에 꾸준히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는 디자인 메소드로서 롤플레잉의 구체적인 사례 67가지를 중심으로, '재현을 통한 검증', '감정이입', '체현', '참여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의 여섯 가지 도입 목적을 카테고리화하여 도입 목적에 따른 통시적인 고찰을 시도할 것이다.
앞의 네 가지 연구 과정을 통해 IDEO 디자인 씽킹에 관한 '몸 중심의 행동 지향성'이라는 새로운 이해를 도모하여 디자이너의 몸이 행동 지향성(Bias toward Action)의 주체임을 증명하고 행동 중심 디자인 씽킹의 세부 훈련 방법론을 도출한다. 그것은 '체현 기반의 창조적 자아 페르소나 구축', '몸의 경험을 통한 마인드셋(Mindset) 변환', '신체적 감정이입의 몸틀 구현', '상호작용 기반의 행동 지향성'이며 이 네 가지 훈련 방법론의 목표와 실행 방법, 타당성을 논의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몸의 상호작용 기반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Action-Centered Interaction-Based Design Thinking Process)로서 기존의 W-I-P-R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한 R-W-I-P-R+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W-I-P-R 프로세스에서 소통(communication)의 갭(gap)이 신체적 경험과 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완화되고 개선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몸 중심의 롤플레잉이 기존 프로세스의 전 단계에 적극적으로 활용됨으로 인해 R-W-I-P-R+ 프로세스는 디자인 씽킹에서 롤플레잉을 적용한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