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현재 고교 문학 교과서에 반영된 젠더 감수성의 수준을 고찰하고 그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간 우리의 교육 목표는 민주주의 제도와 의식의 성장과 더불어 양성평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 그에 따라 남성 작가에 의한 남성적 시선이 반영된 작품이 대세였던 문학 교과서에 여성의 시각과 경험을 반영한 작품이 실리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2015 교육과정에 따른 10종의 고교 문학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에서 양성 불평등을 고발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비롯하여 여성의 고유한 경험과 시각을 담은 작품을 분석했다. 이남희와 고정희는 저항의 목소리로 여성의 불평등한 현실을 고발했다. 박완서는 남성의 전유물에 속했던 민족 담론을 여성의 시각으로 보여주어 역사의 현장에서 여성 역시 주체였다는 사실을 보였다. 한강은 폭력에 대한 예민한 감각으로 폭력에 저항하는 여성의 자세를, 공선옥은 건강한 생명성에 기반해 상처 받은 소수자들의 주체성과 상호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애란의 경우 여성 작가에 의한 남성 화자를 통해 문학 교과서의 남성 중심적 시각을 균열시키고 양성의 상호 이해의 폭을 높였다.
젠더 감수성 제고를 위해 문학 교과서와 교육에서 보완할 점을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 작가의 수록 작품 수를 늘려야 한다. 여성의 경험과 시선을 반영된 작품 수를 양적으로 더 늘려 수록함으로써 여성을 문학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둘째, 젠더를 문학 교과서의 내용 요소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문학 교육이 목표로 하는 공동체 문화 발전을 위해 양성 간의 평등과 젠더 감수성 제고는 중요하다.
셋째, 남성 혹은 남성 문화에서 배태된 정전과 그 해석의 권위에 압도되지 않고 정전에 대한 주체적이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담론 요소의 학습을 강화해야 한다. 시점과 화자의 문제는 타자를 바라보는 방식과도 밀접하다. 양성의 상호 이해와 상호 인정을 촉진하고 심화하기 위해서는 상대 젠더에 대한 자신의 시선을 반성하고 상대 젠더의 관점에서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