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무형문화재 분야의 '인간다움'의 추구라는 차원에서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무형문화재 개인종목 예능보유자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국가무형문화재가 문화재와 예술로서의 정체성을 가짐으로써 본질적으로 공공성을 추구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둘째, 무형문화재가 내포하고 있는 공공성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구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론을 통해 살펴보고 이를 기준으로 현재의 지정·전승 제도를 살펴봄으로써 해당 분야에 있어 공공성이 제고되어야 함을 밝히고자 한다.
무형문화재는 살아있는 문화재이자 예술가로서의 이중적 정체성을 지닌다. 문화재로서는 민족문화 담론과 함께 국가적 차원의 보호대상이자 전통예술의 원형을 보호하는 자로서 공공재적 특성이 강조되어 왔다. 이러한 문화재의 공공재적 특성은 우리 민족의 문화자산으로 모두에게 공개되고 공유되는 대상이자 민족적 자부심과 문화적 행복 증진과 같은 공익을 가져오는 사회문화적 요소를 보유함으로써 공공성을 추구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측면에서는 예술 자체가 공공성을 보유하는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활동이 사회적 맥락에서 볼 때 공공성을 지니도록 요구 받음에 따라 공공성이 발현된다. 즉 성숙한 시민의 육성과 진정한 삶의 행복이 이루어지기 위한 필수요소로서의 예술에 대한 접근방식과 더불어 예술이 정치와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인 표현과 소통, 상상력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함께 이해할 때, 예술의 상상력을 통해 사회문제의 극복이라는 소망을 가지게 하며 이를 공동체적인 맥락으로 확대함에 따라 공적 존재로 나아가게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무형문화재의 예술 활동은 역사적·사회적 생산물로서 예전부터 전해오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특징과 가치, 삶의 양상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행위가 보여지고 전해짐에 따라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성찰하며 행동하게 만든다. 이러한 국가무형문화재의 문화재로서의 특성과 예술적 함의를 살펴보았을 때 그 목적에 있어 공공성을 추구하는 대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무형문화재의 공공성은 무형문화재의 보호·관리라는 공익적 활동과 그 참여에 있어 다양한 구성원들의 논의와 참여라는 행위를 통해 공적영역을 구성해나가는 과정 지향적인 '담화적 공공성', 즉 과정에서의 공공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규정된다.
무형문화재의 과정 지향적 공공성의 제고를 위한 방법 모색을 위해 정치 이론가였던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통찰을 통해 살펴보았다. 아렌트는 인간의 삶을 노동, 작업, 행위로 구분하는데 특히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행위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함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인간사회와 분리되어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 아렌트가 말하는 행위는 정치적 맥락으로 이어지며 그 의미가 더욱 구체화 된다.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는 행위가 정치적 행위로 이해될 때 인간 사이에 신뢰를 가지고 함께 공적영역을 구축해감으로써 인간의 본질이 회복될 수 있음을 피력한다. 이러한 아렌트의 논의를 통해 우리 사회모습을 성찰하며 잃어버린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해가는 시도가 무형문화재 분야에서 이루어지며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고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무형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더불어 해당 분야에서 공공성이 추구됨을 통해 보다 '인간다움'이라는 기본적 권리가 제고되는 과정에 대한 탐색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 미진하게나마 무형문화재를 공공성을 추구하는 대상으로서 인식하는 것과 함께 이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추구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공동의 물음에 대해 탐색해보는 작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