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행정적인 측면에서 등장하던 공공성의 개념이 최근 문화예술 분야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예술 분야에 공공성이 활성화됨에 따라 수용자를 고려하지 않고 예술성만을 고려하여 무조건적으로 공급되는 예술가만을 위한 예술이 아닌, 다양하고 폭넓은 범위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예술 활동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핵심과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관심사가 될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하며, 각 개인의 취향이나 선호도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며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화예술의 사회적 기능 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공공성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타 분야에서의 공공성과는 어떻게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지 등의 새로운 접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공공성은 역사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또한 사용되는 분야와 맥락에 따라 폭넓은 의미와 다양한 정의를 가진다는 특성이 있다. 게다가 문화, 예술 그리고 음악 또한 해당 분야만의 특수성과 다의성 때문에 정의와 연구가 쉽지 않다. 이렇게 음악에서의 공공성에 대한 이해와 해석은 음악과 공공성 개념들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각 분야만의 특성을 잘 구별하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변화에 맞추어 공공성에 대한 개념 분석과 음악 분야에 공공성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 분석을 통해 음악을 매개로 실현되고 있는 공공성의 특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먼저 이론 연구에서는 음악 분야의 공공성을 이해하기 이전에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및 실현되고 있는 공공성의 의미들을 살펴보았다. 사회의 여러 분야들 중 크게 행정, 정치, 경제, 사회, 철학, 사회복지, 교육이라는 7가지 분야로 나누어 공공성이 가진 개념들을 알아보았다.
공공성이 가진 폭넓은 개념과 의미를 살펴본 후, 음악에서의 공공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위해 특히 음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공공성의 다섯 가지 요소들을 선정하여 음악 분야에서의 공공성에 대한 특성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음악 분야의 공공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요소는 외부성, 접근성, 대중성, 효용성, 형평성이 해당한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공공성을 이해한 후에, 음악을 통한 공공성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실행하고 있는 공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사례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익 교육 프로그램 안에서 외부성, 접근성, 대중성, 효용성, 형평성의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사회 전체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진 외부성의 경우, 공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자와 수혜자 모두 편안함과 위안, 그리고 보람과 감동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집중하는 방법을 배워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둘째,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차별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접근성의 경우, 기획자들은 수혜자들의 특징을 고려하며 수혜자들의 입장에서 좀 더 편하고 좋은 접근성을 가진 장소를 선정하려고 노력함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장소에 대한 접근성뿐만 아니라 수혜자들을 대할 때 각자의 성향과 특성을 고려하며 소통하는 등의 정서적인 접근성 또한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불특정 다수의 모든 사람들이 친숙하고 편안하게 느끼며 즐기고 좋아할 수 있는 성질인 대중성이다. 기획자들이 공익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대상을 정하고 대중성을 충족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대상들이 편안하고 흥미롭게 느끼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참여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쓸모나 보람이 있는 특성을 가진 효용성의 경우, 공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즐겁고 재미있었던 기억을 심어주는 보람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음악을 통한 긍정적인 반응과 효과를 통해 사회 전체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변화까지도 기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수혜자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등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와 보람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형평성이다. 형평성의 요소에 따라 음악을 경험하고 즐기는 데 있어서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 등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시사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위와 같은 이론 연구와 사례 연구를 통한 결론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음악 분야의 공공성이 실현되고 있는 현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예술 분야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다른 문화 예술 단체들은 정해진 형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한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예술 분야에서 점점 증가하는 공공성의 관심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극복하고 다양한 시도들과 새로운 방향성을 개발하여 공공성의 활용 범위를 확장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관련 문화예술 단체 및 기관들뿐만 아니라 정부가 함께 협력하여 공공성 관련 사업과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후에 변화하고 발전된 공공 활동들을 서로 비교·분석하는 것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