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현대 사회는 디지털 문명의 발달로 온라인을 통해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문화 시대가 되었다. 이 같은 세계화는 문화 경쟁시대를 도래하게 만들었으며, 문화는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되는 주요한 산업이 되었다. 한국의 현대 문화 산업은 K-pop과 드라마 등 한류의 힘으로 세계 7위의 콘텐츠 강국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비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은 미비한 실정으로, 문화예술이 다변화된 시대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전승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탈과 탈춤은 인간의 삶이 시작되던 고대부터 있어 왔다. '탈의 익명성'은 현대인들에게 비일상의 폭발적 경험을 선물하기에 충분한 요소로, 한국의 문화가치를 세계화하는 데 있어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자산 가치를 가지고 있다.
탈 중에서도 봉산탈은 기본 재료로 종이를 사용하여 형태나 색채 면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고 선의 구사에 있어서도 대담성을 보이며,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오방색(五方色)의 조화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민족의 정신적 가치가 스며있는 문화적 산물은 물질적 가치를 증가시킨다. 봉산탈이 지닌 매력은 현대인에게도 유효한 것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지금까지도 가치와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민족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봉산탈의 해학적인 표정과 조형적 형태를 의상에 도입함으로써,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세계인의 문화로 확장시켜, 우리 문화의 독창성을 알리고 새로운 관점 및 특화된 의상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연구 방법으로는 문헌 연구와 실증적 연구를 병행하였다. 문헌 연구로는 봉산탈과 한지의 관련된 선행 논문과 단행본을 참고하여 봉산탈의 역사 및 조형성, 한지의 역사 및 특성을 고찰함으로써 본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실증적 연구로는 패션 컬렉션, 신문, 잡지, 인터넷 자료를 위주로 탈과 한지를 응용한 현대 의상디자인 사례를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문헌 연구와 실증적 연구를 바탕으로 봉산탈의 조형성을 활용한 6점의 한지의상을 디자인·제작하였다. 봉산탈의 재료가 되는 한지를 의상의 소재로 같이 응용하여 한지의 아름다운 우수성 또한 알리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상징성을 지닌 봉산탈 중, 조형성이 강한 취발이, 노장, 목중, 소무, 신장수, 미얄할미탈을 모티브로 활용하여 디자인함으로써 전통미를 표현한 현대적 이미지의 의상을 창출할 수 있었다. 또한 사실성을 기조로 한 형태이지만, 귀면성이 강한 탈로 해학과 풍자적 이미지를 모티브화하여 창작적인 디자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여러 기법의 사용은 입체적인 조형 표현에 효과적이었으며, 표현되는 느낌이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전통적인 멋과 새로운 조형 효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또한 한지를 사용하여 투박하고 서민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었으며, 봉산탈이 가진 질감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었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선행연구의 사례가 적어 조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이다. 탈을 응용한 소품의 사례는 많으나 탈을 응용한 의상 디자인의 사례는 거의 없었다. 또한 오래된 자료들이 많아 정확한 내용 확인과 인용사례의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 봉산탈이 가지고 있는 민중의식과 전통성, 한지로 표현될 수 있는 예술성이 의상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용됨으로써, 한국 전통문화의 여러 요소들의 현대화 및 세계화의 계기가 확장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