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글을 쓰는 필자들이 겪게 되는 현상인 '쓰기 막힘'이 고등학생 필자들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쓰기 막힘 원인 및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학교 수행평가 수준에 따라 '쓰기 막힘'의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쓰기 막힘에 대한 인식 설문지를 분석하였고, 4명의 고등학생의 쓰기 과정을 관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설정한 연구 문제는 아래와 같다.
1. 쓰기 막힘에 대한 고등학생의 인식은 어떠하며, 무엇을 쓰기 막힘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1-1. 고등학생의 쓰기 막힘에 대한 인식과 쓰기 막힘 현상은 어떠한가?
1-2. 고등학생은 쓰기 막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무엇으로 인식하는가?
2. 고등학생의 쓰기 막힘은 쓰기 질, 태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2-1. 고등학생의 쓰기 막힘은 쓰기 질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2-2. 고등학생의 쓰기 막힘은 쓰기 태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연구 방법은 혼합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양적, 질적 자료로 나누어 수집 분석하였다. 양적 자료 수집은 설문 연구로 진행하였는데, 쓰기 막힘 인식 설문지를 참고하여 전라북도 고등학교 3개교에 재학 중인 2학년 남학생들 184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이와 함께 질적 자료 수집은 '회상 자극하기(Stimulated Recall)'방법을 사용하여, 4명의 연구 참여자들의 쓰기 과제 수행을 녹화하고 녹화 영상을 연구 참여자들과 함께 보면서 쓰기 막힘이 나타난 부분에 대한 원인 및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해 면담하는 과정을 거쳤다. 면담한 내용을 모두 전사한 후 원인과 글을 쓰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해 분석을 하고, 쓰기 막힘이 일어난 시간을 합산하여 나타내었다.
본 연구의 연구 결과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설문 연구를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연구 문제 1(쓰기 막힘에 대한 고등학생의 인식은 어떠하며, 무엇을 쓰기 막힘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가)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설문에 응한 고등학생의 84.2% 이상이 쓰기 막힘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58.7% 이상은 잦은 빈도로 쓰기 막힘을 경험한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반해 응답자 중 과반수가 쓰기 막힘 해결 방법을 배운 적이 없었고(78.8%), 쓰기 막힘을 해결하는 방법도 알지 못했다(70.1%). 이는 고등학생들이 쓰기 막힘에 대한 문제 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쓰기 막힘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체적인 교수학습 방법 마련은 미흡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70.1%의 학생들이 쓰기 막힘 해결 방법을 알고 싶어 했으며, 75%의 학생들이 쓰기 막힘 없이 글을 쓸 수 있기를 희망했다. 고등학생들의 쓰기 막힘 현상은 대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요구 수준은 높은 편이나 쓰기 교육에서 이 쓰기 막힘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은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문제 2(고등학생의 쓰기 막힘은 쓰기 질, 태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의 결과는 쓰기 막힘 인식 설문지와 쓰기 수행 관찰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쓰기 막힘 유발 요인을 필자의 내적 요인 중에서 '인지적 측면'과 '정의적 측면'으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인지적 요인은 쓰기 방법적 지식과 주제 관련 지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특히 주제 관련 지식은 쓰기 수행의 동기 및 내용 생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 생성하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전략에는 브레인스토밍, 생각 그물 만들기(Mind mapping), 이야기 나누기, 관련자료 읽기 등이 존재하는 바, 이와 관련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논의하였다. 연구 문제 2의 결과 중 정의적 요인에 대해서는 쓰기 효능감과 쓰기 태도 요인으로 분석하였다. 쓰기 효능감 수준은 쓰기 과제를 수행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 쓰기 태도가 긍정적인 필자들은 쓰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점 등을 확인하였다. 필자가 가진 인지적, 정의적 특성에 따라 쓰기 과제 요인이 쓰기 막힘 완화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두 요인을 구분하기보다 인지적 정의적 요인을 모두 다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본 연구는 다음의 두 가지 교육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쓰기 막힘'이라는 용어를 명명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교육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필자가 쓰기 과정에서 스스로 자신의 어떤 능력이 부족한가를 점검하고, 문제를 발견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능동적인 필자가 될 수 있도록 초인지를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필자가 쓰기 과정 중 자기 점검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연습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글의 유형별 세분화된 쓰기 지도가 필요하며, 교사는 학생 필자의 쓰기 과정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지도가 필요하다. 학생 필자마다 쓰기 막힘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교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제공되어 쓰기 막힘으로 인해 작문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