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는 모든 공부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어떤 공부보다 우선해야 하는 공부다. 원불교 경전의 법문들과 교리는 전체적으로 마음공부와 관련되어 있으며 원불교 교서 전체가 정신개벽(精神開闢)이며 사회개벽을 지향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정신개벽과 마음공부는 특정 종교나 단체만의 소유물이 아닌 학문연구 분야에서조차 일반화되어가고 있다.
원불교 마음공부에서 마음은 넓은 의미에서는 성품, 정신, 마음, 뜻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다양한 마음의 속성이나 기능, 그리고 마음의 작용들을 모두 포괄하는 일체의 정신 현상을 가리킨다. 좁은 의미에서의 마음은 성품이 경계(境界)를 따라 작용하는 모든 심리 현상이나 그로 인한 인식의 결과를 뜻한다. 원불교 마음공부는 일원상 진리의 본래 자리에 늘 반조하고 그 자리를 수호하며 요란하고 어리석고 그르게 하는 경계마다 마음대조를 하며 본성을 회복하고 안정하여 심신간 낙원 생활을 하자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상에서 경계란 마음에서 요란하고, 어리석고, 그름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하는 일체의 현상을 가리킨다. 경계를 따라 일어나는 마음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불행한 삶이요, 노예의 생활이 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음공부가 요청되는 것이다.
본 논문은 먼저 마음공부의 원리를 일원상 진리의 속성인 공(空)·원(圓)·정(正)과 수행문의 줄기인 진공묘유(眞空妙有)와 신앙문의 줄기인 인과보응(因果報應)의 측면에서 교리와 연결하여 살펴보았다. 마음공부가 필요한 것은 중생심으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온전한 성품을 본래대로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깨달은 사람은 성품 그대로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하게 마음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욕심과 어리석음에 끌리거나 가려서 성품 그대로를 발현할 수 없다. 원불교 마음공부는 이러한 성품 그대로를 발현하기 위해 진공묘유의 원리와 인과보응의 원리에 의해 전개되는 특징을 보인다.
인간관계를 함부로 하는 것은 마음공부의 역행이다. 반드시 인과의 진리 법칙대로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의 과보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은 마음공부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보은행을 하고 복전을 이루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은혜의 관계로 서로 얽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인과보응의 원리는 마음공부에 있어서 중요한 원리라 할 수 있다.
마음공부의 방법으로는 자성을 회광반조(廻光返照)하는 '자성반조(自性返照)'와 본래 목적을 되돌아보는 '목적반조(目的返照)'를 살폈다. 자성반조는 분별과 집착을 초월한 본성을 늘 회복하는 자기성찰의 공부라면 목적반조는 주인의 심경을 갖고 경계를 대할 때마다 그 본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반조하는 공부를 지속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본 논문은 정신수양의 교리적 위상을 알아보기 위해 교리형성과 변천 과정을 살펴보았다. 소태산은 대각 이후 1916(원기 1)년 최초법어에 정신수양을 비롯하여 삼학을 언급하였으며, 1927(원기 12)년 『불법연구회규약』에 정신수양을 밝혔고, 이어서 『수양연구요론』, 『불법연구회 통치조단규약』, 『보경육대요령』, 『불법연구회 회원수지』, 『불법연구회 근행법』를 거쳐서 1943(원기 28)년 『불교정전』까지 정신수양 공부를 기본 공부 과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생활 일과와 법문 그리고 제도에 반영하는 등 끊임없는 삼학 공부를 강조하며 그 속에 일심, 안정, 수양, 정정(定靜), 입정(入定), 온전함 등을 유지하는 공부를 주장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소태산은 정신수양의 과목으로 염불과 좌선을 제시하였다. 기도·심고·주문 또한 정신수양의 방법이다. 나아가 원불교의 정신수양은 좌선과 같은 앉아서만 하는 방법만을 주장하지 않고 생활에서 동정간에 할 수 있는 공부법도 제시하고 있다. 앉아서만 하고 서서 못하는 공부는 병든 공부라 하여 실제 생활에서 병진하며, '동정간 불리선(動靜間不離禪)'으로서 동정일여(動靜一如)의 공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원불교 마음공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교의 동기」에 바탕하고 있다. 소태산은 우리 각자가 부처일 뿐만 아니라 우주 만물 허공 법계 모두가 부처이며 우주의 진리와 우리의 본성은 하나이고 수행 정진을 통하여 본성에 합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고자 하였다. 이를 '정신개벽'이라고도 하는데 원불교 교리에서 정신개벽은 도덕훈련과 정신세력 확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삼학병진(三學竝進)으로서의 선(禪)이다. 선은 정신수양을 바탕으로 상시와 정시 또는 동정(動靜)간에 모든 경계를 대할 때마다 잠시도 놓을 수 없는 공부이다. 좌선, 무시선(無時禪), 무처선(無處禪), 동정간불리선, 동정일여(動靜一如), 영육쌍전(靈肉雙全), 불법시생활(佛法是生活), 생활시불법(生活是佛法),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 등 모든 교리는 정신수양을 전제하는 선(禪)으로 통하며 나아가 원불교 마음공부 전반에 관통된다. 원불교의 선은 수양의 경지에서 보면 진공묘유, 적적성성, 원만구족, 지공무사함을 유지하기 위한 정신 차림의 상태를 놓지 않고 유지해야 하는 정중동(靜中動)·동중정(動中靜)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원불교의 마음공부는 항상 정신수양의 상태를 바탕으로 해야 하고 또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정진과 수행이 수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