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문학에서 많은 학자들에 의해 일관되게 주장되는 사유로 흙, 식물, 동물, 그리고 인간의 건강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상호연결성과 이들의 공생 및 상호의존적 관계를 들 수 있다. 그러나 현대에 식품이 생산되는 방식에 대한 문제, 즉, 식품 안전성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음식의 기원과 소비자들의 차단이다. 이 논문은 루스 오제키가 그녀의 두 소설 『나의 고기의 해』와 『모든 창조물 위에』에서 살펴보는 식품 안전성 문제에 대해 연결성을 중심으로 심도 있게 연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나의 고기의 해』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가축 사육장에서 생산되는 소고기의 안전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현대 목축업의 관행과, 특히 이러한 집단 사육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없이 많이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호르몬 등의 안전성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 『모든 창조물 위에』에서는 감자 생산을 중심으로 하여 유전자변형작물(GMO)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특히 두 작품을 함께 다루는 연구들이 부족한 실정인데, 두 작품이 각 산업에서 중심에 두는 고기와 감자는 미국의 주식이기에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식품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 그리고 각 작품에서 사용하는 다른 서술 기법은 식품 안전성을 보는 시각 변화를 내포한다는 점에서 두 작품을 함께 연구할 가치와 중요성이 크다.
이 연구에서는 첫째로, 값싼 상품을 팔기 위해 우리의 음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되어 오는지 알 수 없도록 차단하는 기업들의 각종 술수와 미디어를 살펴본다. 특히 『나의 고기의 해』에서 담고 있는 정보 조작과 진실 폭로라는 미디어의 양면적 기능,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서의 무지와 개인이 갖는 자발적 무지 앞에 놓인 인물들이 연결성이라는 실마리로 딜레마를 풀어나가는 변화를 살펴본다.
둘째로, 오제키가 그녀의 작품을 통해 음식의 기원과 두 작품을 읽는 소비자들을 연결하기 위해 지적 연결성과 정서적 연결성을 시도한다는 것에 주목한다. 오제키가 독자들을 음식의 기원과 지적 연결을 시도하는 방법들로는, 소설이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적 요소들을 차용하는 것, 자연의 건강과 인간의 건강이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요소들을 통해 보여주는 것, 그리고 은유 및 직유를 통해 동식물과 인간을 나란히 하거나 동일시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오제키가 정서적 연결을 시도하는 방법으로는, 인물들이 겪는 여러 갈등과 그것들이 애정과 윤리로 해소되는 양상을 음식에 대한 딜레마에 적용해볼 것을 넌지시 비추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두 작품이 식품 안전성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서술되는 기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고찰한다. 이 과정에서 오제키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여러 관점을 보임으로써 직접적 제시보다는 독자들 스스로가 어떤 주관을 가질지 자문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살펴보고, 두 작품 간의 서술방식의 차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