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 과정에서 주민 참여의 당위성과 효과를 살피면서 실질적으로 주민 참여에서 발생하는 장애 요소를 점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연구 대상은 삼각산시민청으로 한정하였으며, 이곳에서의 거버넌스 현황을 살펴보면서 장애 요소는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효과를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한다. 연구 방법은 지역문화 정책 관련 문헌 연구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 사례를 살펴보는 사례조사, 시민청을 이용하는 지역민 대상 설문조사와 시민청 업무 담당자 인터뷰 등으로 진행되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지역문화'가 주요 키워드이자 의제로 쟁점이 되고 있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 제정을 통해 지역문화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기반으로 지역만의 고유문화를 지역 스스로 발굴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주민과의 협력, 지역문화 여건에 따른 맞춤형 지역문화 활성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증가됨에 따라 각종 지역문화 활성화 관련 사업에서 '거버넌스'는 필수요소가 되고 있으며, 나름대로 거버넌스를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거버넌스를 이루기 위한 과정과 성과에 대한 효율성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주민 참여에 대한 과정에서 오는 장애 요소에 대한 인식과 주민의 거버넌스 이해도와 역량에 대한 파악은 현재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거버넌스에 대한 당위성만이 아니라 이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한 구도를 세밀하게 살펴보는 일은 매우 절실하다.
이러한 구도에서 서울시는 '지역문화 분권 실현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 정책 기조에 맞춰, 상대적으로 문화 소외지역인 동북권(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을 대표하는 '삼각산시민청'을 설립하였다. 그동안 시민의 표현 권리와 직접 참여 기회 제공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증대됨에 따라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시민 간 또는 시민과 정부 간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익숙지 않다는 인식 아래, 문화를 통해 거버넌스를 훈련하는 곳으로 시민청을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삼각산시민청의 거버넌스는 자문 및 승인 역할의 운영자문위원회,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역할의 공동운영단, 프로그램 세부 운영지원 역할의 시민기획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찾아가는 시민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할머니동화책, 토요일은 삼각산청이좋아, 삼각산살림장 등과 연계하여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황을 기반으로 본 연구에서는 '지역문화'와 '거버넌스'에 대한 이론 및 선행연구를 고찰하여 관계를 살핀 후, 삼각산시민청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방문객 설문조사와 거버넌스 담당자 면담을 진행하였다.
설문조사는 시민청 이용 시민 1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으며, 면담 조사는 삼각산시민청 거버넌스 담당자 2인과 두 차례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삼각산시민청을 방문하는 지역민은 삼각산시민청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거버넌스에 대한 참여 의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거버넌스의 이해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자 역시 주민이 거버넌스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강조하면서 지역주민의 역량 편차를 고려해야 하며, 끊임없이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이에 따라 지역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거버넌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삼각산시민청의 새로운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첫째, 지역민이 거버넌스를 이해하고 참여 기회를 통해 자체 역량이 축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거버넌스인 만큼 눈에 띄는 결과보다는 지역민과의 협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시하면서 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실시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민은 지자체 정책을 견제하고 의견 제시 및 결정하는 역할도 담당하지만, 관이 생각하지 못하는 일상생활 에서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때도 있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자 간 조정과 협상을 위해서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역민에게 주기적으로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셋째, 지역 고유의 문화 콘텐츠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삼각산시민청이 동북권에 생긴 이유는 지역적 간극을 해소하자는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기 위해 지역의 고유문화 콘텐츠를 발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