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시장을 성장시킨 원동력의 중심에는 마니아 관객이 있다. 마니아 관객은 공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바탕으로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막이 내린 후까지 다양한 문화적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공연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마니아 관객에 대해 국내 공연계에서도 인식하기 시작하여 그에 따른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된 대형 작품으로 한정되어 있다. 특히 뮤지컬 장르의 경우, 자본과 실패의 부담이 덜 한 소극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국내 창작 작품에 대한 연구와 그 관객에 대한 연구는 극히 드문 편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국내 창작 작품만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공연 제작사 MJ Starfish 를 사례로 하여 이 제작사에 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마니아 관객의 정체성과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이들의 활동이 가지는 효과와 기능을 논의하고자 하였다.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니아 관객의 역할과 기능, 그 사회문화적 효과를 탐구하고자 '문화 매개'의 개념을 이론적 틀로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문헌자료와 선행연구 분석을 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한 정성적인 연구를 실시하였다. '메모리북'이라는 명확한 2 차 창작물을 생산하는데 참여한 경험이 있는 MJ Starfish 의 마니아 관객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되, 실제로 마니아 관객의 문화 매개 활동이 공연 생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기 위해 공연 기획 및 제작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추가적으로 진행하였다. 심층 인터뷰를 분석하여 마니아 관객의 활동을 '문화 매개'의 개념중 '창시적 문화 매개', '재창시적 문화 매개', '예방적 차원의 문화 매개' 총 3 가지의 개념을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마니아 관객으로서의 정체성과 행동 특성을 이해하고, 공연 생산자와 관객 사이에서 매개 활동을 수행하며 관계를 중재하는 집단으로 마니아 관객을 바라보고자 하였다.
본 논문은 마니아 관객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한 문화적 실천을 문화 매개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이들의 활동이 갖는 구체적 함의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는 최근 공연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팬덤 현상에 대한 연구의 계보를 이어, 국내 창작 뮤지컬 제작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니아 관객 집단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 생산 및 소비 활동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결론적으로 마니아 관객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 매개 활동은 비영리 공연단체의 역할이 미약한 국내 뮤지컬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더 나아가 향후 공연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팬덤 내 마니아 관객 집단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매개 활동을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반 연구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