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박물관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고 최초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하여 작년에 5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미술관들은 서구 미술문화의 유입과 함께 현대미술을 소개하기 위하여 수많은 전시를 기획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하였고 다양한 관람객들과 만나왔다. 현대미술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대중에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역할을 해 온 미술관은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의 기능을 중심으로 발전해왔고 특히 최근 미술관 교육은 기관의 공공성 실천 여부를 묻는 중요한 척도이자 문화정책과 예술교육 실현의 장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미술관 교육 현장에서 '에듀케이터' 라고 불리는 교육담당자들은 오랜 세월 동안 정체성의 혼란과 전문성 부족에 대한 비판을 경험해 왔다. 본 논문에서는 그러한 에듀케이터의 현실에 있어 한국의 미술관 교육 현황을 들여다보고 해결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우선 한국의 미술관과 미술관 교육이 전개되어 온 과정을 살펴보고 미술관 교육의 주요 분야인 전시해설, 에듀케이터의 전문성, 학교와의 협력을 도슨트, 에듀케이터, 교사들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연구하며 이들이 과거부터 어떤 문제에 직면했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미술교육 관점에서 바라보며 향후 실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 연구문제에서 시작되었다. 첫째, 미술관 교육에서 가장 기본적인 안내자로서 도슨트는 박물관 도슨트와 달리 어떻게 관람객의 미술감상을 도울 수 있을까? 한국의 미술관 도슨트는 그 역사가 벌써 20여 년 되었으며 그동안 작가와 작품, 전시를 학습하고 동료 도슨트들과 협력하며 전시 내용을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박물관과 달리, 미술관이라는 특성을 지닌 기관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이끄는 데에는 도슨트의 미적 기준과 해석의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둘째, 미술관 에듀케이터의 업무가 나날이 다양해지고 만나는 대상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술관 전문직으로서의 전문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미술관 에듀케이터의 조직 내 위상과 업무, 그들의 양성과정을 살펴보고 전문성의 정의와 실천 가능성을 문화매개자와 에듀-큐레이터의 역할 두 가지로 나누어 알아보았다.
셋째, 미술관 교육의 공공성 실현에서 중심이 되는 학교와의 연계에서 어떻게 학교와 미술관은 파트너십을 이룰 것인가? 미술관 교육 활동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학위과정까지 도전하면서 능동적으로 미술관을 활용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매개로 미술관과 학교가 적극적으로 파트너십 형성에 힘쓴다면 미래 사회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한국 미술관의 전개과정과 초기 미술관 교육의 특징, 미술관 교육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주요 논의들을 고찰한 다음 미술관의 도슨트, 에듀케이터, 교사 각각의 활동을 차례로 살펴본다. 주요 사례로는 한국의 대표적인 국립, 공립, 사립 미술관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을 선정하여 분석하였고 필요한 경우에는 해외 미술관 사례를 참고하였다. 또한 미술관 교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입체적으로 미술관 교육을 조망하고자 했는데 본 논문이 의도하는바 미술관 교육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 중 미술교육 차원의 여러 고민과 전략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 현장의 에듀케이터를 비롯한 도슨트와 교사의 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박물관 교육과 차별화되는 미술관 교육의 독자적인 가치와 교육의 전문성을 확인받는다면 그것이 한국의 박물관과 미술관, 나아가 문화예술교육의 발전에 기여하며 미술관의 사회적 참여와 문화적 행동을 적극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