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전통공연예술은 전통적인 원형을 보존하고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술이나 여러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하는 현대적인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술의 발달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 교류가 가능하고 적극적인 수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에 한국 역시 문화 산업의 확장을 위해 전통공연예술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전통공연예술은 서양 문화의 유입과 일제강점기, 남북전쟁 등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특수한 예술장르로 인식되어 대중들과 단절되는 현상을 겪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고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시도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융합'의 개념을 적용하여 이해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 공연예술적 성격이 공통으로 성립하는 뮤지컬과 장르적 융합을 중심으로 전통공연예술의 활용 의의와 효과를 논하고자 한다.
먼저 문헌연구와 선행연구 조사를 통해 전통공연예술과 뮤지컬의 동향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와 노래와 춤이 동시에 실연되는 뮤지컬의 구성 양식 안에서 전통공연예술의 활용 형태를 알아보기 위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 개막한 국내 창작진이 제작하는 '창작 뮤지컬' 작품으로 심층 분석 사례를 제한하였다. 제한된 범위 안에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정동극장에서 개막한 <적벽>과 대학로 CJ 아지트 극장과 정동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판>, 2010년부터 총 네 차례 개막한 뮤지컬 <서편제> 세 가지 작품의 심층 분석을 진행하였다. 작품의 구성 양식과 활용 요소 분석을 진행하되, 연구의 객관적인 증명을 위해 작품 제작 참여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추가로 진행하였다. 그 결과 뮤지컬 구성 양식 안에서 유의미한 관계를 형성하는 정도의 기준으로 설정하였을 때 단순한 결합 형태를 이루는 '비(非)유기적인 단계', 단순한 결합과 일부 유기적인 관계가 공존하는 '전환기적인 단계', 각각의 구성 요소가 적절히 활용되면서 작품 완성도가 높은 '유기적인 단계'로 구분할 수 있었다.
본 논문은 전통공연예술의 현대적 발전 양상 중 뮤지컬 작품 안에서 활용되는 형태를 중심으로 융합의 개념을 적용하여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의의와 효과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결론적으로 뮤지컬의 구성 양식과 전통공연예술이 결합하였을 때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전통공연예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요소를 감소시키고 한국에서 제작할 수 있는 독특한 뮤지컬 양식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도출하였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발전 가능성은 비단 전통공연예술 장르의 한계뿐만 아니라 국내 뮤지컬 시장에 도래한 경쟁 과열과 소재 고갈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의 가능성을 대변한다. 더 나아가 전통공연예술을 재해석하는 범위를 확장하여 한국의 문화 산업을 이끄는 일환으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