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있다. 인간은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살아간다. 연구자는 본 연구를 통해 '시간' 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시각화하고, 이미지화함으로써 시간의 '시각적 상징화' 에 의의를 두었다.
시간에 대한 단상을 떠올리는 것은 연구자에게 중요한 일이자 영감을 주는 매개체이다. 시간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커다란 흐름이다. 그 흐름은 우리의 주변을 감싸고 있지만, 그것을 눈으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다만 한 명의 주체로 그것을 느끼고 생각할 뿐이다. 수많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형성하듯, 한 인간의 내면은 수많은 순간들의 모임으로 인해 고유한 한명의 인간을 형성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된다. 인간은 과거의 사건을 경험하고 그것을 기억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 과거의 기억을 통해 인간은 미래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지적 능력을 발달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시간의 식' 이다. 시간의식을 통해 인간은 시간을 개념화하고 객체화된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본 연구는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만들어진 거친 질감을 도자 벽장식을 통해 구현한다. 벽장식은 실내공간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건물의 내부와 외부에 조형미를 풍부하게 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는 인간의 감정과 미적감상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적 요소로 실생활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반복적으로 만들어진 유닛들은 벽장식과 같은 타일(tile)로 기능하며 온전한 형태의 유닛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마모되고 변형되어 나타나게 된다. 이는 연구자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 을 나타낸 것으로, 오래된 건물이나 부서진 사물의 파편 등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균열같이 오랜 시간의 흐름으로 인한 외부 자극에 의해 얻어지는 질감들이다. 연구자는 이 이미지들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자가 느끼는 '시간의 이미지' 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거칠고 마모된 텍스쳐로 구현된다. 사물의 거친 표면을 복제하거나, 표면을 물리적으로 깎아내 거칠고 마모된 질감을 만들어내었다. 텍스처를 강조하기 위해 유닛의 형태를 기하학적 도형으로 단순화하였고, 각각의 작품마다 색안료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해 전체적으로 차갑고 채도가 낮은 색감으로 제작하였다. 또한 소성 중 기물 형태의 틀어짐을 적게 하기 위해 슬립(slip)에 알루미나(alumina)를 섞어 사용했다. 알루미나(alumina) 사용 시 비율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 한 후, 정확한 비율에 의해 작업했다.
본 연구의 과정을 통해 온전한 형태의 유닛이 점차 마모되는 과정을 텍스처로 나타내었을 때 시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고, 동시에 거친 표면과 매끈한 표면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어 서로의 형태와 질감을 강조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만들어지는 질감을 이미지화하여 도자 벽장식으로 구현한 것으로 다양한 텍스처를 활용하여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하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