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에 소재한 전통시장은 상거래 뿐 아니라 지역민들의 사회적·문화적 소통과 교류를 증진시키는 공동체 공간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형마트나 대형 슈퍼마켓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 등 유통환경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구매문화의 변화로 전통시장은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 상인들의 생계유지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의 장, 그리고 지역문화의 전승의 장으로서 전통시장 육성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전통시장 육성정책은 2002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 이후 초기에는 시설현대화와 환경개선사업 등 하드웨어적 지원에 치중되었다. 2010년 전후에는 전통시장 경영현대화나 상인역량강화 등 소프트 웨어적 지원으로 선회하였다. 본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2008년부터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한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의 진행 과정을 소개하고, 전라북도 전통시장을 사례로 사업추진 방식과 성과를 살펴보고 사업의 한계 및 개선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은 제1기의 도입기(2008-2009) 및 성장기(2010-2012), 제2기 안정기(2013-2017), 제3기 발전기(2018-현재) 구분할 수 있다. 사업 초기에는 지역의 놀이 및 풍속 등 무형 콘텐츠와 연계된 문화접목형시장, 지역 공예품이나 특산품 등 대표상품 개발과 관광으로 연계하는 관광접목형시장, 그리고 인지도 향상으로 외국인 방문객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국제명소형시장의 3가지 유형으로 진행되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사업의 유형에 치중하기 보다는 전통시장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콘텐츠 개발에 노력하였다.
본 논문의 사례지역은 전라북도 지역에서는 9개 시군의 15개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지원을 받았으며 국비(137억원)와 지방비(119억원)을 합쳐 총 256억원이 지원되었다. 사업의 안정기에 진행한 중형 도시형 전주 모래 내시장과 소형 도시형 익산 중앙매일시동시장, 그리고 농촌형시장 완주 고산미소시장을 사례로 사업내용을 살펴보고 성과를 분석하였다. 전주 모래내시장은 치맥&가맥페스티벌, 익산 중매서시장은 야시장 운영, 완주 고산미소시장에서는 한우협동조합과 주말장터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매년 실시한 성과평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성과를 분석한 결과, 전라북도에서 사업에 참여한 3개시장의 2015년과 2016년 동안에 지역주민들의 인지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또한 방문고객 수는 13%에서 30%까지 증가하였고 일일 매출액도 11%에서 32%정도 증가하였다고 자체 보고하였다. 좀 더 객관적인 매출액 자료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회수금액을 살펴보았을 때 사례지역인 3개의 시장 모두 2018년까지 회수 금액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전북지역에서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3개 전통 시장들의 회수금액과 비교하였을 때 사업에 선정된 3개 시장에서 차별화된 뚜렷한 증가세가 관찰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상당금액의 국고와 지방비가 소요되는 본 사업의 효과적인 성과 분석을 위해서는 향후 성과목표를 양적·질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성과지표를 검토하고, 데이터 수집을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객관적인 성과 평가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지원방식도 각 지역별 전통시장의 성격, 규모, 상권 등 특성을 반영하고, 지역의 역사, 문화 및 관광자원의 연계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서 사업주체인 전통시장 상인회의 자부담도 고려하여 사업 후에도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끝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전통시장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 '언택트 가치 증대' 뿐만 아니라, '콘택트 가치 차별화', 그리고 '언택트와 콘택츠의 연계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은 이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