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일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들의 미술 교과수업에서의 협동학습을 통한 공감의 연결과 예술적 경험에 관한 연구이다. 학교 공간 개선 사업의 일종이었던 공공미술프로젝트인 '하늘에서 우산이 쏟아진다면' 활동에 학생들이 참여해보면서 교육적 의미를 탐구하고 미적 표현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일반 고등학생들의 미술 교과 시간에서 받아들이는 경험을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학생들과 함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한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본 연구가 추구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 미술수업에서 공공미술프로젝트는 어떠한 과정으로 전개되는가?
둘째,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학교 미술수업에서의 변화 가능성은 무엇인가?
일반고 학생들의 미술교과 시간의 경험을 탐구하면서 질적 연구의 한 방법인 질적사례 연구 방법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 뒤 분석·해석을 하였다.
사회와 학교의 교육과정이 계속 변화되었고, 학생들의 생각과 태도도 달라졌지만, 교육 공간은 예전의 모습을 유지해 온 것이 현실이다. 학교 공간의 교육적 의미를 이해하고 점점 달라지는 학교 공간의 패러다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학교 공간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문헌 연구를 통해 학교 공간에 대한 현 시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현재 학교 공간의 문제는 1962년에 도입된 '학교시설 표준설계도'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공간을 만들어낸 곳에서 학생의 고유성과 존엄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하게 구성된 경험을 통한 전인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연구자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미술 교과 시간에서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던 교육 경험에 대해 살펴본 후 그 의미를 탐색해 보았다.
'하늘에서 우산이 쏟아진다면' 공공미술프로젝트는 미술교과를 수강하는 1학년 전교생과 함께 학교 공간을 살펴보고 변화시키고자 진행된 활동이다. 학교 공간에 어울리는 주제가 무엇일지 학생들의 시각에서부터 고민하고 학교 공간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계절'이라는 주제를 정하게 되었다. 교육활동은 총 3차시로 미술실에서 진행되었고, 일부 반에서만 4차시 수업이 진행되었다. 1차시에는 과거의 학교 공간과 오늘날의 학교 공간을 서로 비교해보고 차이점과 보완점에 대해 살펴보았고, 2차시부터 본격적으로 우산을 이용해서 표현활동을 시작하였다.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활동을 통해 얻어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평가 중심, 능력 중심의 표현 활동을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기존의 미술 수업은 평가 중심, 개인의 능력 중심, 행정 처리상의 효율성이 수업의 구성할 때 내용보다 우선시되었다. 지필 평가보다 수행평가가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는 미술교과의 특성상 학생들은 '수행평가 유무'에 따라 행동방식이 많이 달라진다.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이 마감된 후 진행된 '하늘에서 우산이 쏟아진다면' 활동 속에서 학생들은 공간주권자로서 학교 공간에 대해 진솔하게 고민해보고 자유롭게 표현해냈다. 학생들은 미술실 작은 책상 위 종이만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그 너머를 바라보았다.
둘째, 자발적으로 배려하고 친구들을 돕는 모습을 발견되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성적이 산출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성적은 입시와 연결되어 학생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성적과 무관한 활동 속에서 학교 공간에 무엇과 어울릴지, 사람들은 어떤 공간을 좋아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표현 활동 속에서 다른 친구가 채색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바라보고 "이건 이렇게 하면 돼." 라고 먼저 손 내밀었다.
셋째, 수업의 내용과 결과물은 단순한 성적 산출물을 넘어서서 모든 사람들의 소통의 '매개체'가 되었다. 직접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에서부터 학교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선생님들, 행정실 주무관님들, 청소 용역 업체, 매점 운영하시는 분들까지 학교 공간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반영된 수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업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추후 학교 공간에 대한 다양한 수업 연구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며, 한 개인의 교사에서 벗어나 학교 공동체와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복합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